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금융소비자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9일 “(금감원의 조치가) 통화정책 발현을 저해한다는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상생 금융 확대를 위한 금융소비자 현장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금감원이 은행권에 대출금리 인하 등 취약차주 지원 방안을 권고하는 것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 시장 방향성과 배치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최근 통화량 추이나 잔액 기준 이자율 변동 추이 등을 보면 계속 상승 국면에 있어 통화정책이 발현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면서 “다만 오늘 KB국민은행이 발표해주신 것처럼 범위 내에서 은행들은 어느 정도 룸(공간)이 있기 때문에 각 은행의 소비자, 사주의 특성에 맞게 고통을 분담하는 것은 배치되지 않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이날 신용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금융당국이 대환대출 플랫폼에서 주택담보대출도 갈아탈 수 있게 추진하는 방안에 대해서 묻자 이 원장은 “은행권의 경쟁 환경 조성 이슈와 맞물려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큰 틀에서 효과가 같이 발생할 수 있을지를 좀 봐야 될 부분”이라며 “다만 리스크 초래 요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은 상호 점검을 해야 될 것 같고 그리고 참여하는 업권, 은행 저축은행 등의 이해관계도 어느 정도 조율을 해서 시스템을 만들어야 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금융당국이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신규플레이어를 진입시켜 시중은행의 경쟁을 촉진시키는 것과 관련한 실효성 지적에 대해서는 “아직 초기 의논단계”라며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특성화 스몰 뱅크의 인허가나 지방은행의 시중은행화 등은 아직 여러 가지 다양한 논의 장일 뿐”이라며 “단순히 ‘은행의 개수가 다섯 개면 경쟁적이지 않고 일곱 개면 경쟁적이다’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실질적인 경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고 금리가 올랐을 때 그 결과가 고스란히 차주에게 다 전가되는 부분은 문제가 있다”면서 “꼭 은행이 하나 더 들어오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금리 산정 체계 등 조금 더 경쟁적인 환경을 조성할만한 것들을 고민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내정자. /조선비즈DB

최근 우리금융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 취임 전 지주 조직을 대폭 축소하고 회장 직속 ‘기업문화혁신 태스크포스(TF)’를 만드는 등 대대적인 ‘조직 쇄신’에 나선 것을 두고 그는 “우리금융지주가 연말,연초에 여러 이슈가 있었으나 새로운 회장,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선, 지주 경쟁력 강화,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개별 은행 지주들은 각각의 고유 이슈가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개선 방안에 대해 적절하다, 적절하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건 조심스럽다”면서 “다만 우리금융지주가 여러 노력을 하고 있는 걸로 이해하고 있어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방향성 자체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 행정과 제도적 측면에서 지원해 드릴 수 있는 부분은 지원해 드리려 한다”며 “금융당국도 지배구조 개선 TF를 통해 강하게 규율하기보다는 당국이 선언적 기준을 정하고 기업들이 거기에 따라 개별적으로 거버넌스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우리금융은 임 회장 내정자의 취임을 앞두고 대대적인 조직문화 혁신을 추진했다.우리금융은 회장 및 자회사 CEO 협의체로 구성된 기업문화혁신TF를 회장 직속으로 신설했다. 해당 TF 조직은 인사·평가제도 개편, 내부통제 강화, 경영 승계프로그램 등 그룹 차원의 기업문화혁신 전략을 수립한다.

최근 이 원장이 7월 퇴임 후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7월 퇴임설’이 불거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감독당국 수장으로서의 역할이 많이 남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감독당국이 챙겨야 하는 시장 안정화 상황이나 금융소비자 지원 등 최근의 노력이 1∼2개월 안에는 결실이 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소한 연말 내지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 모여 노력을 해도 될 듯 말 듯 한 이슈이고, 감독기구 수장으로서 감독원장은 거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열심히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