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은행의 최고경영자(CEO) 평균 나이가 약 58.2세로 나타났다. 보수적인 조직문화로 유명한 은행권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장 중 최연소는 황병우 DGB대구은행장으로, 올해 56세다. 지난해 말 선임된 황 행장은 1967년생인데 이는 대구은행의 지난해 명예퇴직 대상자의 출생 연도와 같다. "젊은 은행장으로서 디지털 전환(DT) 등 조직변화를 가속화하고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포함한 전 조직 구성원의 역량을 결집해 혁신이 일상화된 은행으로 탈바꿈시킬 적임자다"라는 게 DGB금융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설명이다.
1966년생으로 가장 나이가 어렸던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동갑인 지방은행장이 생겼다. 예경탁 BNK경남은행장과 고병일 광주은행장이다. 이 행장과 예 행장은 직전 행장들이 연임이 가능한데도 세대교체를 위해 용퇴를 결정하면서 단독 후보로 뽑혔다. 세 행장 모두 은행의 주요 부문을 두루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석용 NH농협은행장과 방성빈 BNK부산은행장도 1965년생으로 나이가 같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59세(1964년생), 이승열 하나은행장 60세(1963년생), 백종일 전북은행장 61세(1962년생) 순이었다. 이들 행장은 대부분 전임보다 1~3세 어리다. 정 행장은 한용구 전임 행장이 건강상의 문제로 사퇴하자 임명됐는데, 차기 신한금융그룹 회장인 진옥동 전(前) 행장보다 세 살 젊다. 이석용 행장은 직전 행장인 1963년생 권준학 전 행장과는 두 살 차이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61세로 나이가 많은 편에 속했다. 그러나 최근 사의를 표명하면서 새 행장이 등장할 예정이다. 신임 은행장은 경영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선임될 전망으로, 후보로 우리금융 및 우리은행 전현직 임원 등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외부 출신 인사가 영입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금융권에선 지난해 초 이원덕 행장이 선임될 당시 숏리스트(최종 후보군)에 있던 박화재 우리금융 사장·전상욱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를 꼽고 있다. 박화재 사장은 1961년생으로 광주상고를 졸업한 후 한일은행 출신인 손태승 회장, 이원덕 행장과 달리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1966년생 전상욱 대표는 한국은행에서 약 7년간 통화금융정책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2011년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영입된 외부 출신이다.
행장 세대가 교체된 배경엔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 금융권 CEO 선임 절차가 본격화되기 직전부터 "CEO 선임 절차는 투명해야 한다"며 연임에 제동을 걸어온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금융권 CEO들은 통상적으로 2~3연임에 성공해왔다. 대표적으로 김정태 전 하나금융 회장의 경우 2012년부터 네 번째 임기를 통해 10년간 하나금융을 이끌다 지난해 퇴임했다.
또 최근 연공 서열보다 성과 중심 인사에 무게가 실리면서 내부 승진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젊은 CEO가 등장하면서 임직원 인사 역시 현장과 성과를 중심으로 전문성을 갖춘 젊은 리더를 전진 배치하고, 여성 인재도 다수 등용하는 추세다.
금융권 관계자는 "Sh수협은행의 경우 올해 인사에서 1977년생 부장이 나오는 등 보수적인 조직문화로 유명했던 은행권이 최근 바뀌고 있다"면서 "인터넷전문은행·핀테크 업체가 속속 등장하고, 디지털 등 환경도 빠르게 변화하면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젊은 인재를 찾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