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감독원에 1970년대생 신입사원이 들어왔다. 과거 채용 비리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금감원이 블라인드 채용을 활성화하며 나이·성별과 상관없는 능력 위주의 등용을 추진하면서다.
특히 금감원은 올해 새로운 직장 내 교육훈련(OJT) 방식을 도입했다.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교육훈련 방식을 고민해달라는 이복현 금감원장의 주문에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비대면 교육 방식을 끝내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를 빠르게 육성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감원에 따르면 감독 당국은 올해 135명의 신입 공채직원(5‧6급)을 채용했다. 신입사원 중 최고령자는 1975년생 직원이다. 40대 후반의 나이로 20대와 함께 채용문을 통과한 것이다. 현재 금감원 팀장급과 나이가 엇비슷하다. 이 직원은 외국계 금융회사 경력과 변호사 자격증까지 있어 금융시장의 변화와 감독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할 인재를 뽑는 금감원의 인재상과 부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970년대생 신입사원이 들어올 수 있었던 데는 금감원의 블라인드 채용이 한몫했다. 금감원에서는 지난 2016년 전문직원 채용 과정에서 4명의 지원자가 부당하게 합격한 채용 비리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금감원은 채용 과정 혁신을 통해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면접에서도 외부 면접관을 50% 비율로 유지하고 있다. 임원 면접 단계에서는 금감원 임원 2명, 외부 컨설턴트 2명이 면접관으로 참석한다. 외부 면접관은 사전에 금감원이 제시한 인재상 등을 바탕으로 공정한 시각을 통해 면접을 진행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부 면접관은 임원과 같은 자격으로 면접에 임한다"라며 "금감원의 시각으로 볼 수 없는 부분을 채용 전문가가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올해부터 신입직원의 교육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이 원장이 새로운 교육 방식을 마련해보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신입직원이 일정 기간 부서에 배치해 실무에 참여하는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또한, 신입직원이 높은 전문성을 배양하고 금융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자세를 갖추는 데 중점을 둔 실무·현장 중심의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금감원은 부서 배치 이후에도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자체 교육프로그램도 마련하기로 했다.
또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에 처음으로 신입직원이 며칠씩 부서를 돌며 업무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금융회사와 업무 처리는 어떻게 하는지 등을 생생하게 경험했다"라며 "새롭게 신입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라는 원장의 주문에 따라 OJT가 새로운 형태로 진행됐고, 한국은행 OJT 방식을 차용했다"라고 귀띔했다.
특히 이 원장은 신입직원과의 소통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모든 임원이 직접 금감원 업무를 소개하라고 주문하며, 부원장보 등은 직접 신입직원을 대상으로 금감원 및 국·팀별 업무 등을 소개했다.
이 원장 역시 직접 신입직원과의 소통을 강화했다. 지난달 27일 신입직원 팀워크 연수 일정에 임원들과 함께 참여해 직접 체육대회 및 다양한 팀별 활동 등을 함께 했다. 당시 이 원장은 "이러한 활동을 통해 신입 직원들의 유대감 및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자긍심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올해 금감원의 채용 체계도 전면 개편했다. 매년 1호 신입 공채직원을 정기 채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감독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외부전문인력에 대한 수시·상시 채용을 병행하기로 했다. 쉽게 말해 금감원이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인력을 수시로 채용할 수 있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규 감독수요, 결원 등 자체 인력상황, 외부의 금융감독원 입사 희망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채용 필요성이 있으면 소규모라도 적시에 채용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