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출 절벽에 몰린 중저신용자들을 모집하기 위해 중소형 저축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대형 저축은행보다 낮추는 등 '고육책'을 통해 위기 관리에 나서고 있다. 최근 전체 저축은행 업권이 불황에 시달리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인지도가 낮은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상황이기에 낮은 대출 금리를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것이다.
24일 저축은행 업권에 따르면 SBI·OK·웰컴·페퍼·한국투자저축은행 등 5대 저축은행은 중소형 저축은행보다 대개 비싼 금리로 대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BI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의 금리는 최고 19.47%로 집계됐다. 웰컴과 OK는 각각 19.75%, 19.06%에, 페퍼의 경우 최고 18.36%의 금리로 대출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대출 금리는 최고 15.50%를 기록하면서 5대 저축은행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낮은 금리로 제공하고 있었다.
5대 저축은행 중 상당수가 법정 최고 대출 금리인 20%에 육박하자 대출 희망자들은 중소형 저축은행에 쏠리고 있다. DB, JT친애, KB 등 중소형 저축은행 신용가계대출 평균 금리를 보면 14%대 후반에서 16% 중후반에 머물고 있다. 5대 저축은행과 비교했을 때, 최대 5%포인트 가량 차이 나는 것이다.
이날 DB·JT친애·하나·JT 등을 비롯한 저축은행들은 현재 최고 14~16%대의 가계신용대출 금리를 제공 중에 있다. 그중 JT저축은행의 '파라솔 A' 상품의 경우, 평균 대출 금리가 14.37% 정도다. 그 뒤로는 DB저축은행의 'DreamBig 신용대출'이 15.78%로 뒤를 이었고, JT친애와 하나저축은행은 각각 16.30%, 16.07%를 기록했다.
중소형 저축은행이 대형 저축은행보다 낮은 대출 금리를 제공하는 것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중소형 저축은행은 1금융권 시중은행, 대형 저축은행보다 자산 규모가 작고 영업과 홍보, 마케팅 등에 투입하는 비용이 한정돼 있어 그동안 경쟁에 애를 먹어왔다. 따라서 중소형 저축은행은 낮은 금리로 대출을 실행하는 방법으로 고객을 끌어오는 것이다.
또한 중소형 저축은행은 대출 비교 플랫폼사들과 협업하며 그 저변을 넓혀 오고 있다. 대출 비교 플랫폼은 금리, 조건 등만을 기준으로 대출 상품을 자동으로 비교해 주는데, 상품만 잘만 만들면 대형 저축은행보다 중소형 저축은행이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중소형 저축은행은 낮은 인지도로 인해 고객의 선택을 못 받는 경우가 잦았다"며 "핀테크 사와의 협업을 통해 상품만 잘 만들면 되니,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했다.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2월 21일까지 핀다와 제휴한 31곳 저축은행 대출 실행 건수를 비교한 결과, 중소 저축은행은 지난해에 비해 2.2배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5대 대형 저축은행은 1.2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핀다는 중소형 저축은행을 찾은 고객 수가 더 많은 것에 대해 중소형 저축은행의 대출 금리가 더 낮은 데 있다고 봤다. 핀다 분석에 따르면 올해 실행된 중소형 저축은행의 평균 대출 금리는 대형 저축은행보다 약 3.66%포인트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73%포인트) 대비 1%포인트 가까이 더 벌어진 셈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중소형 저축은행이 대출 금리를 더욱 낮추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저축은행은 대개 예금으로 받은 돈을 대출해 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는데, 대출 금리를 낮추는 것은 그 수익 역시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객 확대를 위해 중소형 저축은행은 대형 저축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해왔으나 오래 버티기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