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가 50만원 넘게 나온 건 처음이네요. 관리비 절약에 도움되는 금융상품이 뭐가 있나 알아보고 있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소재 전용면적 84㎡ 아파트에 사는 장모(42)씨는 1월 관리비 명세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장씨는 “전월에 36만원이던 관리비가 한달 새 55만원으로 불어났다”고 말했다. 수도·전기 사용량은 전월과 비슷했지만 난방 사용량이 전월보다 2배 가량 늘어난 탓이다. 경기도 안양시에 사는 이 모(37)씨도 “두달전에 4만원 나왔던 난방비가 지난달 14만1000원으로 뛰었다”면서 “어린 자녀가 있어 춥게 살 수도 없는데, 강추위 난방비 부담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관리비나 도시가스 요금을 할인해주는 신용카드를 찾아보고 있다”고 답했다.
북극발(發) 한파가 계속되면서 한파 대응용 금융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급증한 가스·전기요금을 아끼는 데 도움이 되거나, 한파 등으로 인한 사고를 대비할 수 있는 상품들이다.
◇ 불어난 난방비 부담… 신용카드로 공과금 할인 챙기기
신용카드 비교 정보 서비스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기요금, 도시가스, 아파트 관리비 등 공과금 납부에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신용카드들이 인기 순위 최상위에 대거 진입했다. 27일 현재 주간 인기 순위 1위인 롯데카드 ‘로카365′가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지난달 카드 사용 금액이 50만원을 넘으면 아파트 관리비와 전기·도시가스 요금을 각각 월 5000원씩 깎아준다. 3위인 신한카드 ‘미스터라이프’, 7위 하나카드 ‘원큐데일리플러스’도 난방이 할인 혜택이 짭잘하다. 미스터라이프는 전기·도시가스 요금을 5000원까지 할인해주고, 원큐데일리플러스는 아파트 관리비 자동이체 서비스를 이용하고, 관리비가 10만원이 넘으면 5000원어치 포인트를 지급한다.
관리비나 가스 및 전기요금 자동 납부가 2건 이상이면 5000원을 할인해주는 KB국민카드 ‘탄탄대로 올쇼핑 티타늄’(10위)를 비롯해 이들 생활요금을 자동 이체할 경우 10% 할인해주는 삼성카드 ‘아이디 달달할인’ 등도 순위 상위권에 포진했다. 이 밖에도 현대카드 ‘지(Z) 패밀리’, 하나카드 ‘멀티영’도 공과금 할인 혜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 수도계량기·배관 누수 피해… 보험 특약으로 보장
급증한 수도관 동파 피해 보상 보험도 관심을 끌고 있다. 동파 피해를 보장해주는 특약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악사손해보험의 ‘생활안심종합보험’은 급배수설비누출손해(일반가재) 특약을 통해 보험 기간 중 가입자의 연립주택, 아파트 등에 한파 등으로 발생한 동파 누수 피해를 보장해준다. 피보험자 가정 내 가구, 가전제품, 생활용품 손상에 따른 피해와 청소 비용도 보상해준다. 삼성화재 ‘다이렉트 주택화재보험’, 한화손해보험 ‘세이프투게더생활종합보험’도 특약을 통해 동파 피해에 다른 손실을 보상해준다.
동파 피해 특약은 피보험자 대상 특약과 타인 대상 손해 배상 책임 특약이 다르다. 주택 배수관이 얼어붙어 아랫집으로 물이 새는 경우까지 보험으로 보장받기 위해서는 일상생활배상책임 특약에 가입해야 한다. 상해보험, 운전자보험, 화재보험, 어린이보험 등이 이 특약을 제공한다. 월 1000원 이하의 비교적 적은 보험료로 일상생활 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배상 책임을 보장해주는 게 특징이다. 주택 누수 사고 피해도 주택의 소유·사용·관리로 인한 우연한 사고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실거주하지 않고 세놓은 주택에서 누수 사고가 발생해 아랫집에 손해가 발생했는데 임대인이 직접 아랫집 수리비를 배상해야 하는 경우라면, 화재보험의 ‘임대인 배상 책임’ 특약을 통해 대응할 수 있다.
단 실손보험처럼 두 개 이상의 보험상품에 가입하더라도 중복 보상받을 수 없다. 손해 방지 비용 책정 범위도 깐깐한 편이다. 가령, 화장실 바닥에서 물이 새 공사를 하는데 누수와 관련없는 벽면을 수리하거나 주변 가구에 비닐이나 천을 덮는 비용 등은 인정되지 않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