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 /뉴스1

금융위원회가 그동안 허용되지 않던 증권형 토큰(STO)의 발행·유통 체계를 구축한다. 토큰 증권의 발행 장벽이 낮아지고 장외유통플랫폼까지 마련되면서 토큰 증권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개최한 제6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미래의 기술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토큰 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를 새로 마련했다”며 “그간 우리 법제에서는 허용되지 않았던 증권형 토큰, 즉 토큰 증권(Security Token)의 발행을 허용하고 안전한 유통체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조각투자 등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를 가진 분들이 일정요건을 갖추면 증권사를 통하지 않고도 토큰 증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해 자본시장을 통한 경제혁신을 선도해 나가겠다”며 “토큰 증권들이 투자자 보호장치가 갖추어진 안전한 장외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장외유통플랫폼을 제도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그간 법제 하에서 허용되지 않았던 토큰 증권 발행을 허용하고 안전한 유통체계 마련하기로 했다. 토큰 증권에 증권성 판단 원칙을 제시해 자본시장법 적용의 예측가능성을 제고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토큰 증권의 증권성 판단 원칙을 지난해 4월 발표한 조각투자 가이드라인과 동일하게 적용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분산원장 기술로 증권을 디지털화 하는 방식을 허용해 토큰 증권 투자자들의 재산권이 법적으로 안전하게 보호되도록 한다. 또, 일정 요건을 갖추면 증권사를 통하지 않고 토큰 증권을 발행할 수 허용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이렇게 발행된 토큰 증권이 투자자 보호장치가 있는 안전한 장외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장외유통 플랫폼을 제도화한다. 구체화된 토큰 증권 발행·유통 규율 체계의 내용은 2월 초 발표된다.

토큰 증권 발행·유통 규율 체계가 구축된다면 다양한 자산의 증권화를 통한 새로운 산업과 시장형성을 도모하는 등 국내 자본시장의 경제 혁신이 기대된다.

아울러 금융위는 외국 투자자의 자본시장 접근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1992년 도입된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를 폐지한다. 대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개인여권번호와 법인 LEI(Legal Entity Identifier)로 외국인들이 우리 자본시장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외국인 장외거래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내년부터 자산 10조원이상 상장법인의 중요정보에 대한 영문공시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글로벌 투자자들의 정보접근성을 강화한다. 외국인 투자자의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 방안은 오는 25일 발표된다.

김 위원장은 “올해에는 우리 자본시장 제도의 국제적 정합성을 높이고 급변하는 환경속에서 자본시장이 실물분야의 혁신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겠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투자환경이 조성돼 국내 시장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가 늘어나고, 국내 자본시장의 국제적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박병원 금융규제혁신회의 의장은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 등 선진국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규제가 우리 금융산업에 여전하다고 언급하며, 해외에 없는 규제가 우리나라에는 왜 필요한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과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장은 “30여 년 넘게 유지되어온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를 폐지하고 토큰 증권이라는 새로운 기술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자본시장은 외국인들의 투자를 유도하고 새로운 연관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역동적인 분야인 만큼 자본시장분야의 지속적인 규제혁신 노력을 당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