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손태승 회장의 후임을 뽑기 위한 절차를 시작한다.
4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우리금융 사외이사들은 이날 서울 중구 우리금융 본사에서 회동을 갖고 오는 18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가동하기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차기 우리금융 회장을 뽑기 위한 절차가 본격 시작될 예정이다.
우리금융 주주총회는 통상 3월 말 열리는데, 최소 21일 전에 소집통지가 이뤄져야 한다. 이때 사내이사 선임에 관한 안건도 같이 공시된다. 손 회장의 임기는 오는 3월 25일 만료되는데, 임추위는 다음 달 중으로 차기 회장 후보자들 면접을 진행하고, 최종 후보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분 4% 이상씩 투자한 과점주주를 대표하는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박상용(키움증권 추천) ▲정찬형(한국투자증권 추천) ▲장동우(IMM PE 추천) ▲신요환(유진 PE 추천) ▲윤인섭(푸본생명 추천) ▲노성태(한화생명 추천) ▲송수영 이사 등이다.
다만 이날 사외이사 회동에서는 손태승 현 우리금융 회장의 거취와 관련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손 회장 역시 향후 연임 도전 여부 등에 대한 의사를 이사들에게 전달하지 않았다. 손 회장은 임추위가 본격 가동되면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우리금융 사외이사와 함께 우리은행 사외이사들도 모여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관련 금융당국의 제재를 놓고 소송 여부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최종 결론은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금융당국 제재와 관련해 충분한 논의를 했지만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면서 “오늘 별도 입장 발표는 없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지난달 중순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관련 중징계 취소 소송에서 대법원 승소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라임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선 금융당국이 나서 징계를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0일 손 회장의 중징계와 관련해 “CEO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금융위가 수차례 논의해서 결론을 내린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다음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이에 의견을 같이하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용퇴 결정에 “개인적으로 존경스럽다”고 언급했다. 이 원장은 “본인 성과의 공과 소비자 보호 실패의 과에 대해 자평을 하면서 후배들에게 거취를 양보해 준 것”이라고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발언을 두고 사실상 손 회장에 대한 용퇴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