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가 내년 베트남 페이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애플·구글과 연동한 가상(Virtual) 형태로 카드를 출시해 현금 기반의 전자지갑(e-Wallet) 중심의 현지 결제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계획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베트남 법인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내년 카드 발급 형태를 가상카드로 확정하고 페이업체와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 관계자는 “베트남 모바일 시장이 한국만큼 많이 발달한 만큼 내년 2차 카드 출시는 가상카드 형태로 내놓을 것”이라며 “가상카드가 나올 때 애플페이와 구글페이(구글월렛)로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해 진행하는 전략을 세웠다”고 말했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가 애플페이와 연동한 가상카드를 내놓는다면, 사실상 베트남 내 첫 애플페이 서비스가 개시되는 것이다. 현재 애플페이는 베트남에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구글페이의 경우 올해 베트남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지난 8월 베트남에 신용카드 ‘더 퍼스트(THE FIRST)’를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신용카드 시장에 진출했다. 이 카드는 출시 이후 평균적으로 월 7000장이 발급될 정도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베트남은 20~30대를 중심으로 현금에서 전자지갑으로 결제 수단이 변하고 있다. 그러나 전자지갑 서비스는 은행 계좌에 잔고가 있어야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디지털 결제 수단을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현금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현재는 전자지갑 업체가 주를 이루지만, 미래의 소득을 앞당겨 쓸 수 있는 신용이라는 개념을 확대한다면 카드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베트남에서 아이폰 점유율은 지난해 2배 이상 늘어났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폰은 2020년 베트남 시장의 점유율이 4%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9%로 높아졌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애플페이 진출에 걸림돌이 되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보급과 관련해선 베트남 정부의 ‘현금 없는 사회’ 전환 의지가 강한 만큼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베트남 정부는 세금 등의 이유로 ‘현금 없는 사회’로의 전환을 선포하고 비현금 결제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