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연말과 새해, 자칫 놓칠 수 있는 금융 포인트도 잊지 말고 챙겨야 한다. 금융사들이 앱과 체크카드, 신용카드 이용 시 지급하는 포인트는 현금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대금과 공과금 납부, 쇼핑, 금 투자와 기부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소멸 시효를 넘기면 이러한 혜택이 고스란히 사라지기 때문이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업카드사의 포인트 발생액은 3조3733억8300원 규모였는데 이 중에서 1019억4400만원어치가 소멸했다. 통상 포인트 소멸시효는 5년으로, 금융사와 포인트 종류에 따라 유효 기간은 다를 수 있다.

카드포인트는 은행·카드사 등이 신용·체크카드 이용금액 등에 따라 회원에게 적립하는 경제상의 이익으로, 소비·현금화·투자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금융자산이다. 디지털 금융 거래에 능숙한 2030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포인트를 적극적으로 모아 혜택을 챙기는 ‘포인트테크’도 인기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금융사에 다니는 30대 직장인 심모씨는 “게임을 하듯 각종 이벤트에 참여해 포인트를 추가로 쌓는다”면서 “신한, 농협, 삼성, 하나, 롯데, OK캐시백 등의 포인트를 모아 부수입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손민균

최근 금융사들은 포인트 제도를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하며 홍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네이버페이결제 포인트 혜택과 이자(금리)를 함께 주는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 출시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NH포인트 리워드 시스템이 적용된 실시간 모바일 광고 서비스 ‘NH터치애드’를 출시했다. NH포인트 적립하거나 사용할 때 NH멤버스 앱에서 실시간 광고를 클릭하면 NH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앞서 BC카드는 혁신금융서비스로 올해 초 지정된 포인트 기반 체크카드 발급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체크카드를 만들려면 계좌가 필요한데, 계좌 연결없이고 간편하게 가입, 발급한 포인트를 기반으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금융사마다 각 앱에서 출석 체크를 하거나 친구를 초대하면 포인트를 추가로 적립해주는 식의 이벤트도 종종 진행된다.

포인트 활용의 가장 쉽고 쏠쏠한 방법이 현금화(캐시백)다. 작년 1월 5일부터 여러 카드사에 흩어져 있는 카드포인트를 한꺼번에 조회하고 현금으로 전환해 특정 계좌에 입금할 수 있게 됐다.

▲L.POINT(롯데카드), ▲TOP포인트(BC카드), ▲보너스포인트(삼성카드), ▲마이신한포인트(신한카드), ▲위비WON꿀머니/모아포인트(우리카드), ▲하나머니(하나카드), ▲H-Coin(현대카드), ▲포인트리(KB국민카드),▲NH포인트(NH농협카드), ▲씨티포인트(씨티카드), ▲우체국포인트(우체국) 등이 포인트를 현금화해 본인 계좌로 넣을 수 있다.

1포인트당 1원이며, 계좌입금 신청은 1포인트부터 가능하다. 단 대표 포인트만 현금 교환이 가능하고, 특정 가맹점에서만 소비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부여한 제휴 포인트는 현금 교환이 불가능하다. 카드사별로 쌓여 있는 포인트와 포인트 별 소멸 시효는 여신금융협회의 ‘카드포인트 통합조회’와 금융결제원의 ‘어카운트인포’를 통해 확인, 현금 전환 신청을 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

현금 전환하는 것 외에도 포인트를 활용해 항공마일리지 전환, 금 투자(전환)도 가능하다. KB금융의 ‘포인트리’를 KB골드투자통장에 입금해, 금에 투자할 수 있다. 보유트리 1점을 1원으로 계산해 KB국민은행 고시가격 기준으로 금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하나금융 포인트 ‘하나머니’로 하나멤버스 앱에서 최소 100포인트 단위부터 금을 살 수 있다.

포인트로 카드대금 일부를 결제할 수 있고, 부가가치세, 양도소득세, 과태료, 관세 등도 낼 수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설정한 금액만큼 포인트가 쌓이면 자동으로 IRP 계좌에 입금할 수 있다.

기부도 할 수 있다. 한 해 동안 기부한 금액에 대해 정해진 한도 내에서 세액공제를 해주기 때문에 포인트 기부로 연말정산 혜택도 볼 수 있다. 여신금융협회의 ‘카드 포인트 통합 조회’에서 포인트 기부를 클릭하면 금융사별 기부 링크로 이동한다.

금융포인트 활용을 하는 능력을 두고 세대 격차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30세대는 각종 이벤트까지 참여하며 포인트를 쌓고 혜택을 누리는 데 적극적인 반면, 온라인 기반 디지털 금융 활동에 다소 뒤처지는 중장년층은 숨어 있는 포인트를 미처 챙기지 못하거나 푼돈이라 여겨 소멸을 방치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8개 전업카드사를 비롯한 19개 카드사의 포인트 소멸률은 2015~2016년 5%대에서 지난 2019년 기준 3.3%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