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자체 발행 코인 위믹스의 상장 폐지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중요한 정보의 사전 유출은 투자자 피해를 낳는다는 점에서 불공정 행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위믹스 정보 유출이 사실이라고 해도 이 같은 행위를 처벌하기는 어렵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견해다. 아직 가상자산 관련 법 제도가 정비되지 않았고 고의성을 입증하는 것 역시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은 상폐 정보가 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2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 관계자는 "위믹스 상폐는 거래소들이 자체적으로 협의해 결정한 만큼 이번 사안도 그들이 확인해 조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으로 구성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지난 24일 위믹스를 상장 폐지하고 거래 지원을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가상자산 업계 일각에서는 DAXA 참여사 중 일부에서 상폐 결정이 나오기 전 정보를 일찌감치 외부에 알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상폐 결정 발표는 오후 8시쯤 나왔는데, 이보다 훨씬 이른 주식시장 거래 시간에 위믹스의 발행사인 위메이드의 주가가 먼저 곤두박질 쳤다. 이날 장 중 위메이드의 주가는 5만8000원~6만원 사이에서 움직였지만, 오후 1시부터 갑작스럽게 5만5000원대로 급락했다. 위믹스도 2400원대에서 1865원대로 급락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도 위믹스의 상폐를 미리 결정해뒀다는 정황이 강하게 의심된다며, DAXA에 날을 세웠다.
그는 업비트의 고위 경영진 중 한 명이 개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위믹스 상폐 사실을 알리는 기사를 먼저 알렸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해당 기사는 DAXA 상폐 발표 10분 전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업비트 경영진 한 분이 인스타그램에 위믹스 상폐 관련 내용을 먼저 유출하면서 자랑하고 있었다"며 "이게 자랑할 일인가"라고 비판했다.
위믹스를 둘러싼 의혹은 금융 시장에서 계속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정보를 미리 입수한 투자자들은 가치가 떨어질 자산을 털고 빠져나올 기회를 얻게 되지만, 후속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도 DAXA에 상폐 결정 발표 전 정보가 나가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요구하기도 했다.
다만 가상자산 시장 전문가들은 위믹스 상폐 정보의 사전 유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법적인 처벌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보 사전 유출은 공정거래법에 저촉될 여지가 있지만, 이를 입증하려면 고의성이 있었는지 등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학계 관계자는 "위메이드의 주가가 발표 전부터 급락하고 상폐를 알리는 보도가 미리 나오는 것을 보면 정보가 미리 샜다는 정황은 충분히 의심할 만하다"면서도 "고의로 정보를 흘렸다는 사실을 조사하고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아직 마련되지 않아 금융 당국이 별다른 조처를 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