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카드사들의 신용·체크카드 승인건수와 승인금액이 상반기에 이어 증가세를 보였다. 고물가·고금리 영향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숙박·음식점업을 중심으로 이른바 보복소비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점심시간 서울의 한 식당가./연합뉴스

3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신용·체크카드 승인금액은 285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승인건수는 67억7000만건으로 전년 대비 11.6% 늘었다. 개인카드 승인금액은 232조3000억원, 승인건수는 63억8000만건으로 각각 전년 대비 13.6%, 11.6% 증가했다.

카드 종류별로 보면 신용카드 승인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한 223조원, 승인건수는 11.5% 늘어난 41억4000만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체크카드 승인금액은 12.4% 늘어난 61조원, 승인건수는 11.4% 증가한 25억6000만건이었다.

특히 오프라인 소비와 직결되는 숙박업소·음식점 업종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숙박·음식점의 카드 승인금액은 37조8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2% 증가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전인 2019년 3분기보다도 15.9% 늘어난 수치다. 운수업의 경우 작년 동기 대비 87.5% 증가했다.

국내외 출입국 규제 완화로 항공사·여행사 매출이 회복세를 보인 것도 카드승인 실적에 영향을 줬다. 항공사·여행사 등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의 카드승인금액은 작년 동기 대비 39.4% 증가했다.

예술·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도 테마파크 등 여가 관련 시설 방문객 회복세와 프로스포츠 관람 제한 해제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8% 증가했다.

올해 3분기 법인카드 승인금액도 53조3000억원, 승인 건수는 3억9000만건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22.0%와 11.0%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기업실적 개선, 고용 회복에 따른 각종 사업자 부담 세금 납부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그래픽=손민균

다만 올해 3분기 소비 심리는 전년 대비 악화되면서 4분기에도 이 같은 폭발적인 소비 증가세가 다소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거시경제 불확실성 증대와 물가 상승 압박이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소비 심리는 103.7포인트였지만 올해 9월에는 91.4포인트로 하락했다. 이 기간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5.6% 상승, 8월(5.7%)에 이어 두 달 연속 5%대 상승을 기록했다.

장명현 여신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코로나 유행이 마무리되는 것에 대한 소비 회복 효과가 더 커서 4분기에도 증가세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만 증가율 자체는 3분기보다 떨어진 10% 내외 수준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