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본점 부산 이전과 관련해 컨설팅을 받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열린 국정감사에서 본점 이전에 필요한 법도 개정하기 전부터 산은이 이전 준비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조처다.
28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산은 '부산 이전 준비단'은 전일 노동조합과 직원들에게 정책금융 역량 유지방안을 핵심 주제로 외부전문기관으로부터 컨설팅을 받기로 하고, 관련 절차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이전준비단이 제시한 컨설팅 추진안에 따르면 이번 컨설팅의 목적은 정책금융 역량 유지방안 등 이전 시 준비사항의 타당성을 확보하고 이전계획 수립의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컨설팅은 산은법 개정 전후 기준 2단계로 나뉘어 추진될 예정이다. 산은법 개정 전 이뤄질 1단계 컨설팅에서는 이전 목적 및 지역, 이전 대상 기능과 인력 등에 대한 검토가 진행된다. 기간은 약 4개월 정도 소요될 예정이다.
산은법 개정 후인 2단계 컨설팅은 대상 부지와 시설 규모, 신사옥 건설시기에 대한 검토가 이뤄진다. 컨설팅 용역기관은 국내 건축설계사를 대상으로 하며, 약 6개월의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산은이 본점을 이전하기 위해서 산은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법 개정도 전에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산업은행이 본점을 이전하기 위해서는 산업은행법 4조1항의 '한국산업은행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는 내용을 개정해야 한다.
이전 준비단은 "국감에서 산은의 본점 이전이 공론화와 사회적 협의를 통한 산은법 개정이 전제돼야 한다는 많은 의견이 있었다"며 "국회의 산은법 개정에 대한 공론화와 지방이전에 관한 정부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를 대비해 (컨설팅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감 당시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는 산은법 개정안과 관련한 검토 보고서에서 본점 이전의 필요성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합의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는데 고민과 토론 없이 서둘러서 진행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말했다. 백혜련 정무위 위원장 또한 "법 개정 사안인데 국민연금 같은 순서대로 공론화 작업을 거치고 실무적 작업이 이뤄지는 게 정상적인 경로"라고 꼬집었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이에 대해 "어느 날 갑자기 법 개정이 돼서 준비하는 것보다 준비해 놨다가 법 개정이 되면 가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산은법이 개정될 경우를 대비해 지금부터 준비하는 게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가지 않으며) 준비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게 공공기관장으로서 더 문제가 된다"고 답변했다.
이전 준비단은 아직 컨설팅 범위 등을 검토하는 단계로, 컨설팅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조, 직원과 협의를 거칠 계획이다. 그러나 노조와 직원들이 본점 이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협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산은 내부 직원은 "부산 이전에 대한 논거를 만들기 위한 컨설팅은 아니고 만약 산은법이 바뀌어 산은이 부산으로 내려갈 경우 경쟁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컨설팅을 한다는 설명이긴 하지만, 이 설명을 전적으로 믿을 수는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