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 성장세가 하반기 들어 둔화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에서 5~6% 예·적금을 내놓으면서, 투자상품으로서 온투업의 매력도가 떨어진 것이다.

그래픽=손민균

26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중앙기록관리기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온투업 49개사 대출 잔액은 1조4050억원을 기록했다. 8월 말 대출 잔액 1조4131억원보다 0.57%(81억원) 감소했다.

월별 대출 잔액 추이를 살펴보면 하반기 성장세 둔화가 두드러졌다. 1월 1조1790억원, 2월 1조2230억원, 3월 1조2780억원, 4월 1조3630억원, 5월 1조4150억원으로 상반기까지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6월 들어 1조3920억원으로 하락 전환했고, 7월 1조3980억원, 8월 1조4130억원, 9월 1조4050억원으로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성장세를 보이던 온투업이 정체 상태에 빠진 것은 고금리 속 수신기능을 하는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10월에도 빅스텝을 결정했다.

그래픽=이은현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인상되면서 시중은행은 연 6%대 정기예금상품을 출시했고, 저축은행은 6.5% 정기예금까지 선보였다.

KB국민은행이 내년 3월 말까지 최고 연 6.0% 'KB스타페이적금'을 판매한다. 다올저축은행은 예·적금 금리를 최대 1.25%포인트 인상, 롯데카드를 보유한 고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Fi 알파 리볼빙 정기예금' 금리가 연 6.5%가 됐다.

반면 업계 1위인 피플펀드가 밝힌 평균 수익률(세전)이 7~11% 수준이다. 투자자 입자에서는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온투업에 투자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한 온투업계 관계자는 "예·적금 금리가 올라가면서 기존 금리로는 투자자 모집이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수익률을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플랫폼을 통해 차입자와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온투업 특성상 수익률 인상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온투업은 제2금융권과 차입자 유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온투업이 표방하는 '1.5 금융'의 위치가 무색해진다.

이에 업권에서는 현재 규제로 막혀있는 기관투자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온투업법에 따르면 상품당 모집액의 40%까지 금융기관이 연계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기관투자는 대출로 분류돼 금융기관은 각 업권법에 따라 대출자의 개인 정보를 받아야 하는데, 온투업법은 특정 금융기관에 개인 신용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

이에 49개사 중 적자를 벗어난 온투업체는 현재까지 한 곳도 없다. 온투업 관계자는 "투자상품임에도 최고금리나 기관투자 제한 등 여러 규제에 막혀 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관투자가 허용되면 대출 상품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 투자자 수익률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