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자 저축은행들이 정기예금 최고 금리를 연이어 인상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 역시 4%대의 정기예금 상품을 내놓으면서 고객 몰이에 나서자 저축은행 역시 6%대 최고금리 상품을 내놓으면서 금리 인상 경쟁에 돌입한 모습이다.

다만 대부분의 저축은행은 예금으로 모은 돈을 대출해주고 수익을 충원한다. 이러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법정 최고 대출 금리가 20%로 제한되자, 예금 금리를 속 시원히 올릴 수도 없다. 특히 몇몇 저축은행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금리 인상에 난색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 시내 한 저축은행 창구 전경. /연합뉴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이번 달 금리를 2.5%에서 3.0%로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자 저축은행 업계도 이에 빠르게 금리를 올리고 있다.

이날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정기예금 만기 12개월 기준 평균 금리는 5.19%로 집계돼 지난달 초(3.59%)보다 1.6%포인트(p) 올랐다. 특히 다올저축은행을 포함한 일부 저축은행은 지난 20일에 최고 금리가 6.5%에 육박하는 상품을 내놓으면서 금리 인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올저축은행의 'Fi리볼빙 정기예금(비대면)'의 만기 12개월 기준 최대 금리는 6.45% 책정됐다. 이는 지난달 초(3.65%)와 비교했을 때 무려 3%포인트 가까이 오른 수치다. 같은 날 HB저축은행 역시 자사의 '스마트회전정기예금', 'e-회전정기예금' 모두 6.45%에 판매 중이다. 이는 상상인저축은행이 지난 20일 자사의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 6.0% 상품을 내놓은 지 단 하루 만이다.

그래픽=이은현

앞서 지난 19일, OK저축은행 등 대형 저축은행 역시 수신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했다. OK저축은행의 경우, 정기예금의 상품 금리를 최대 1.25%포인트(p) 인상했다. 'OK안심정기예금'의 최고금리는 연 5.3%로 기존보다 1.15%p 인상했다. 만일 인터넷,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 가입할 시에는 0.1% 우대금리가 더해져 연 5.4%(세전) 금리가 적용된다.

같은 날 웰컴저축은행도 기존 대비 최고 연 1.8%p 올리며 금리 인상 경쟁에 돌입했다. 웰컴저축은행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12개월 기준 5.35%로 책정됐다. 예치 기간에 따라 제공되는 금리는 달라지나 모두 5.0%를 넘겼다.

다만 잇따른 최고 금리 인상에 저축은행 업권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과의 고객 유치 경쟁에서 질 수 없기 위해 금리 인상을 단행하긴 했지만, 금리를 계속 올리기엔 여력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대출 최대 금리가 기존 24%에서 20%로 줄어든 점도 저축은행 업권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출발기금 등 정부 지원책으로 저축은행 고객들의 대출 금리 인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예금 금리도 오르며 자금 조달에 '빨간 불'이 켜졌다"며 "앞으로 시중은행 역시 예금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이며 저축은행 역시 이에 민감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상당수 저축은행은 앞으로 금리를 올리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결국 기준금리가 한 차례 올리면 저축은행 역시 전반적으로 올릴 것으로 예상되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