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싱가포르에서 두바이를 거쳐 제3국으로 이동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권 대표가 한국 국적을 포기할 것이라는 예측이 계속 나오고 있다.

권 대표가 최근 진행한 인터뷰를 보면 한국 사법 당국의 혐의를 모두 부인했지만, 재기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점도 ‘국적 포기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오른쪽)가 가상자산 팟캐스트 방송 언체인드에 출연한 모습. /뉴스1

2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권 대표는 지난달 초 싱가포르에서 출국해 두바이 공항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권 대표가 두바이 현지로 입국한 기록은 없어 두바이를 경유해 제3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수사당국은 두바이 인접 국가 등에 권 대표 소재 파악을 요청해 둔 상태나, 아직 그가 어디로 갔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이러한 소식이 들리면서 업계에서는 권 대표가 한국 국적을 포기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권 대표가 제3국으로 출국한 점도 한국 사법 당국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최근 가상자산 팟캐스트 방송 언체인드(Unchained)와의 인터뷰를 보면 권 대표는 재차 자신과 관련된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당 인터뷰에서 권 대표는 이전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1시간 넘게 이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웃음기가 전혀 없는 모습을 보였고, 천문학적인 피해를 준 루나-테라 사태에 대해 자신 또한 책임이 있다고 했다. 또한 과거 그를 구설에 오르게 한 인터넷 설전 및 독설에 대해 사과한다며 이전으로 돌아간다면 그러한 모습을 자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권 대표는 한국 사법당국이 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그를 기소한 점에 대해선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언론이 사실과 다른 부분을 확대, 재생산했다며 다소 억울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권 대표는 “알려진 부분과 다른 점이 많다”며 “한국 사법당국의 기소장을 정식으로 받은 적이 없으며 내게 적용된 혐의 또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가상자산 동결 소식에 "거짓 소문을 퍼트리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내 가상자산이 동결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트위터 캡쳐

이어 그는 과거로 돌아간다 해도 실험적인 태도는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그의 성격이 거칠다는 논란이 일게 한 ‘트위터 설전’ 등에 대해선 “재미있게 말하려던 것이 오해를 샀다”며 “과거로 돌아간다면 실험적인 모습은 계속 보일 것이나 소셜미디어(SNS) 활동을 덜 공격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은 권 대표의 돌변한 모습을 두고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대표가 추후 프로젝트를 가능성을 열어두며 기존 투자자들에게 사과하는 모습이 수상쩍다는 것이다.

그가 한국에 들어오게 되면 검찰 수사 및 여러 법적인 리스크가 남아 있는 만큼 이를 회피한 후 새로운 프로젝트로 시장의 신뢰를 얻으려고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과거에도 그가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는 소문이 업계에서 돌았던 이유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권 대표가 연이은 신변 위협으로 인해 위축돼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가 현 상황을 타개하는 방법은 새로운 코인 프로젝트로 시장의 신뢰를 얻는 것뿐”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 역시 “업계에서는 권 대표의 출국을 의심스럽게 보고 있다”며 “그가 한국 국적을 포기한 후 새 출발을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