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가파르게 올라가면서 초저금리 속 고금리 상품을 내세워 예금이 몰렸던 저축은행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저축은행 금리는 5% 중반 정도인데, 은행 금리도 4% 중반 정도라 상대적으로 저축은행의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간 금리 차는 점점 좁혀지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은행 신규 취급액 기준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연 3.36%를 기록했다. 저축은행은 3.58%로 시중은행과 차이는 0.22%포인트(p)에 불과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지난해 말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1.79%, 저축은행은 2.47%로 0.68%p 차이가 났었다. 2020년 말에는 각각 1.02%, 2.04%를 기록해 1.02%p 차이였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저축은행. /연합뉴스

1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4% 중반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예금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으로, 연 4.65%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은 연 4.55%, 국민은행의 'KB스타 정기예금'은 4.39%,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은 연 4.60%, NH농협은행의 '왈츠회전예금II'는 4.35%의 금리를 제공한다.

저축은행의 경우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5%를 돌파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8일 기준 39개 저축은행이 연 5% 이상 금리를 주는 1년 만기정기예금을 판매했다.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곳은 동원제일저축은행으로 정기예금에 연 5.7% 금리를 제공한다. 그 외 키움저축은행의 'SB톡톡회전식 정기예금'을 연 5.50%, DB저축은행의 'M-정기예금'은 연 5.40%를 제공한다.

그래픽=이은현

문제는 그동안 시중은행보다 2%p 이상 높은 금리를 앞세우며 고객 유치에 나섰던 저축은행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대출 부실 우려 등으로 공격적인 예금 유치 경쟁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여신 연체율은 6월 말 기준 2.6%로 지난해 말(2.5%) 대비 0.1%p 악화했다. 기업대출(1.9%)과 가계대출(4.0%) 연체율이 각각 0.1%p, 0.3%p 상승했다.

저축은행의 수신 잔고 역시 정체 상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117조4604억원으로 전월 117조1964억원 대비 0.22% 증가했다. 7월에는 전월 대비 0.6% 증가했으며, 6월에는 전월 대비 3.3% 늘어났다. 저축은행 수신 잔고는 지난 2년 동안 월별 기준 1~5%대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7월 들어 0%대로 떨어졌다.

반면 은행권 수신 잔고는 갈수록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은 2245조4000억원으로 8월 말보다 36조4000억원 늘었다. 특히 정기예금이 32조5000억 원 급증했다. 2002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월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금융권에서는 저축은행 수신액이 줄어들면 이를 방어하고자 다시 정기예금을 인상하고, 비용 확대 등으로 인한 조달 능력 약화, 유동성 및 연체 리스크 확대 등 악순환이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과의 금리 격차가 좁혀지면서 업계가 시장 경쟁력을 갖춰나가기 어렵다"며 "조달비용 증가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돼 저축은행 업권 내에서도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양극화가 더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