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인 보험개발원의 새 수장(首長)으로 허창언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 대학 동기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인물이다.
18일 대통령실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보험개발원은 허창언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신임 원장 최종 후보자로 낙점했다. 강호 전 원장의 임기는 지난 5월에 종료됐지만, 금융위원장과 다른 금융 공공기관장 인사가 지연되면서 보험개발원장도 5개월간 공석(空席)으로 남았었다.
허 전 부원장보는 윤석열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로 지금껏 두터운 친분을 유지해 온 인물이다. 과거 사법시험에서 고배를 마셨던 윤 대통령은 한때 법조계 진출을 포기하고 허 전 부원장보를 따라 한국은행에 입행하려고 생각했다고 술회할 만큼 둘은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허 전 부원장보는 한은에 입행한 뒤 금감원으로 자리를 옮겨 법무실장, 공보실 국장, 뉴욕사무소장, 보험감독국장, 보험담당 부원장보를 지냈다. 금감원 내부 선후배들의 평판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그는 제2대 금융보안원 원장과 신한은행 감사를 역임해 지난 대선 기간부터 윤 대통령의 금융권 주요 인맥으로 분류됐다.
일각에서는 허 전 부원장보와 함께 신현준 전 신용정보원장도 보험개발원장 후보로 거론됐다. 신 전 원장은 재경부 시절 보험제도과 서기관을 시작으로 금융위원회에서 보험과장을 지냈다.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우정사업본부에서 보험사업단을 이끌었다.
보험업계 일각에선 허 전 부원장보를 미는 금감원과 신 전 원장을 미는 금융위의 힘겨루기가 막판 변수로 남았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허 전 부원장보가 유력한 만큼 공모 절차도 요식 행위에 가깝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보험개발원 인선이 끝나는 대로 보험연구원도 신임 원장 인선을 재개할 전망이다. 보험연구원 역시 지난 4월 안철경 전 원장의 임기 만료 이후 6개월 넘게 수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연구원은 보험개발원에서 분리된 민간기관이지만, 원장 인사와 관련해선 여전히 금융 당국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신임 보험연구원장도 경제부처 관료나 금융 당국 출신으로 결정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