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기업이 잇따라 대체불가토큰(NFT) 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올 들어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가상자산 시장은 얼어붙고 있지만, 게임과 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구찌, 프라다 등 유명 패션 기업들까지 '미래의 금맥'으로 불리는 NFT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이사는 지난 22일 부산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에서 "올해 하이브와 함께 미국에 설립한 NFT 합작사인 레벨스를 키우는 일을 최대 역점 사업으로 꼽는다"고 말했다.

하이브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로 두나무와 합작한 레벨스를 앞세워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의 다양한 NFT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함께 연사로 나선 하이브아메리카의 이재상 대표도 "NFT 시장은 2000년대 초 모바일 시장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모바일이 소비 패턴을 변화시킨 것처럼 NFT 역시 일상 생활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NFT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만든 일종의 '증명서'와 같은 기능을 한다. NFT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산으로 꼽히며, 위·변조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졌다.

이 같은 특징들로 인해 NFT는 최근 상품권, 예술작품, 신분증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동안 많은 회사는 복제와 위조 능력이 교묘해져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 왔지만, NFT를 통해 이 같은 난제를 해소할 수 있게 된 셈이다.

NFT가 조작이 불가능한 이유는 NFT는 만들어지는 동시에 그 내역 및 데이터가 기록되기 때문이다. 또한 해당 정보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수만에서 수십만개의 계정으로 공유된다.

블록체인 기술에 기록된 정보는 누구나 열람할 수 있고, 또 내용을 수정하기 위해선 블록체인 전체 참여자 중 51% 이상이 이를 허락해야 한다는 까다로움을 지닌다. 한 마디로 특정 개인이 많게는 수십만개의 계정을 소유해야 NFT 내용을 수정할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이는 불가능하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를 대체불가능토큰(NFT) 생태계로도 키울 방침이라고 지난 6월 넥슨개발자콘퍼런스(NDC) 키노트에서 밝혔다. /SNS 캡처

블록체인 분석 전문 기업 체이널리시스는 올해 전 세계 NFT 시장 규모가 최소 3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NFT 관련 사업에 눈길을 돌리는 업체들의 분야도 점차 넓어지는 추세다.

해외 유명 브랜드인 구찌, 프라다에 이어 이번 달에는 스타벅스까지 NFT 관련 사업에 나서고 있다. 특히 NFT 시장에 가장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 분야는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분야다.

게임 회사들은 쪽에선 게임 플레이를 통해 NFT를 얻어 이를 현금화하는 P2E(Play to Earn·돈을 버는 게임) 방식 등을 통해 수익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P2E가 게임법에 따라 허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넥슨, 넷마블, 네오위즈 등 국내 유명 회사들은 해외 진출을 통해 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넥슨의 경우 지난 2003년에 출시한 유명 게임 메이플스토리를 통해 NFT 관련 사업에 나서겠다고 올해 6월 밝히기도 했다.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은 유명 아티스트의 영상, 사진 등을 담거나 하는 방식으로 '팬덤 문화'를 활용해 NFT 사업에 나서고 있다. NFT 구매를 통해 팬들은 소속사가 인증한 디지털 굿즈를 소유하는 방식이다.

가상자산 업계 전문가들은 NFT 활용 범위가 앞으로 계속 넓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준영 코빗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지금은 프로필 이미지(PFP)나 미술 작품 등 '수집형 NFT'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앞으로는 현실 자산과 연계되는 실용적인 NFT로 사용처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