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사정이 어려운 금융 취약 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카드사 대출상품 카드론(장기카드대출)과 보험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 인상하는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카드사와 보험사 등 2금융권을 통한 서민들의 자금 조달 문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러스트=이은현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5.0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0년 7월 20일(4.87%) 이후 12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 초까지만 해도 2%대였던 금리가 2배 넘게 뛴 것이다.

여전채 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따른 것이다. 미국 등 글로벌 긴축 강화 기조로 채권시장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카드론 등 대출 상품에 필요한 자금의 약 70%를 여전채를 통해 조달하고 있어 높아진 시장 금리에 조달 비용이 상승하면 카드론 금리 인상도 불가피하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올 들어 세번째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서 국내 시장금리도 더 뛸 가능성이 커졌다. 높아진 시장금리는 보통 3개월 이후 카드론에 적용된다. 지난달 기준 12.14~14.70% 수준인 카드론 금리 상단이 곧 15%를 넘어 연말까지 법정최고금리(20%)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기도 수원에 담보대출 금리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뉴스1

보험사 주담대 금리도 오르고 있다. 올 초만 해도 보험사 주담대 금리는 시중은행보다 낮은 수준으로 형성됐다. 이 때문에 올 상반기 보험사 주담대 규모는 65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1000억원 증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보험사 주담대가 비교적 저렴하다는 것도 옛말이 됐다. 이달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11~6.456%로 금리 상단이 6% 중반이지만, 일부 보험사는 금리 상단이 6%를 넘어 7%에 육박하는 곳도 있다. 푸본현대생명의 경우 '주택담보대출(가계)' 상품은 연 5.46~6.29%로 두 달 연속 금리 상단 연 6%를 넘었다.

업계 일각에선 보험사의 주담대 최고금리가 연내 9~10% 수준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 시장에서는 카드사와 보험사의 주요 고객이었던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카드사들이 조달 비용 증가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위해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을 진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카드론이나 보험사 주담대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경우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취약차주일 가능성이 크다"며 "안 그래도 2금융권 대출 금리가 높은 편인데, 이자 부담이 지금보다 커지면 대출 부실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