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이 오랜 기간 현대카드와 함께 입주했던 서울 여의도 사옥을 떠나 오는 26일부터 '서울역 시대'를 맞이한다. 현대자동차그룹 직할 경영체제로 편입된 현대캐피탈은 한 때 '한지붕 식구'였던 현대카드와 자동차 할부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경쟁할 전망이다.

조선DB

22일 현대캐피탈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이번주 안에 사무실 이전 작업을 마무리짓고 다음주부터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 위치한 그랜드센트럴 빌딩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이번주 금요일까지 여의도 사옥에서 근무를 마치고, 26일부터 1000여명의 본사 직원 전원이 서울역으로 이동해 근무한다"고 말했다.

그랜드센트럴 빌딩은 지난 2020년 6월에 완공된 신축 빌딩이다. 현대캐피탈은 7층에서 17층까지 총 11층을 임대했다. 현대캐피탈은 향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완공되면 이곳으로 입주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이끌던 현대캐피탈은 지난 2014년부터 여의도에서 현대카드와 한 건물을 사용했다. 사옥을 총 3개관으로 나눠 1관과 3관을 현대카드가, 2관을 현대캐피탈과 현대커머셜이 입주한 형태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9월 현대캐피탈을 현대카드 체제에서 분리하고, 직접 경영에 나섰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도 현대캐피탈 대표에서 물러났다. 현대캐피탈이 사무실을 서울역으로 이전하는 것은 현대카드와의 완전한 물리적 분리로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상징적 행보인 셈이다.

현대카드 여의도 사옥 모습./뉴스1

이에 현대카드도 지난 4월 현대캐피탈이 장악하고 있는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진출했다. 향후 중고차 금융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그동안 현대카드는 현대캐피탈과 사업중복 때문에 자동차할부 금융을 제공하지 않았다.

현대캐피탈은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서 올해 1분기 기준으로 37%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하지만 KB·신한·삼성·우리·하나·롯데 등 카드사들이 비교적 낮은 금리를 무기로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진출하면서 현대캐피탈의 시장 장악력이 매년 조금씩 감소하는 상황이다.

카드사들의 자동차 할부 대출 규모는 지난해 9조7663억원으로, 올해는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2014년 카드사 자동차 할부 대출이 1조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8년 새 10배 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하나카드의 경우 자동차 할부 시장에 진출하면서, 자산 규모가 작년 하반기 365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6676억원으로 커졌다.

업계에선 현대카드가 '그림의 떡'이었던 자동차 금융 시장에 가장 후발주자로 진입한 만큼 공격적인 마케팅과 영업을 펼칠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캐피탈도 이에 대응해 최근 현대차와 함께 매달 최저 이자 수준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비교적 약했던 중고차 시장에서의 사업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한편 현대카드는 현대캐피탈이 50%의 지분을 가지고 있던 여의도 3관 사옥을 완전히 매입해 임대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