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투자연계금융(온투업·옛 P2P)에 대한 기관투자 규제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2금융권이 다시 온투업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2금융권의 일부 회사들은 온투업체와 연계 투자 논의를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온투금융협회,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과 함께 진행한 국회 토론회에서 "온투업계를 위한 제도 개선을 고민 중이며, 조만간 입장을 정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투금융협회는 업계 발전을 위한 5가지 우선 과제를 금융위에 제출한 상태다. 여기엔 ▲금융회사의 P2P 연계투자 확대(기관투자 허용) ▲사모펀드의 P2P 개인신용 연계투자 허용 ▲플랫폼 P2P 투자 상품 중개 허용 ▲개인투자자의 온투업 투자 한도 확대 ▲온투업자의 대출주선(금융주선) 수수료 수취 허용 등의 요구사항이 담겼다.
온투업계의 자금 유치를 가로막았던 규제가 해소될 가능성이 커지자, 중소 저축은행과 캐피탈, 카드사 등은 온투금융사에 대한 투자에 다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JB우리캐피탈 등은 최근 온투업체 몇 곳을 만나 연계투자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JB우리캐피탈 관계자는 "온투금융의 중금리 대출 연계 투자를 위한 논의를 진행해왔다"며 "온투금융사의 신용평가 기술과 연계한 모델을 구상해 사업 확장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도 "몇몇 은행들이 미리 기관 투자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융 당국에서 구체적인 규제 완화안이 발표되면 온투업체에 대한 투자 움직임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캐피탈, 저축은행 등이 온투업체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수익처를 다변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 저축은행의 경우 수입원이 정기 대출 등으로 한정돼 있어 대형 저축은행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최근 개인고객 수요가 많은 온투업체들과의 연계 투자로 반등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온투업체의 수익률이 높다는 점도 2금융권이 기관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온투업권 개인신용대출부문 점유율 68.4%를 차지하고 있는 피플펀드의 경우 현재까지 투자자들의 연평균 수익율은 7~10%를 기록했지만, 연체율과 부실율은 각각 1.62%, 1.88%로 낮은 편이다. 반면 저축은행들의 평균 연체율은 4~5% 수준이다.
온투업계와 협업을 통해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을 도입할 수 있다는 점도 2금융권이 기대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다. 대다수 저축은행의 경우 개인신용대출을 취급할 때 저축은행중앙회가 제공하는 표준 신용평가 모형을 사용하고 있는데, AI 등을 활용한 온투업권의 신용평가 시스템을 도입하면 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한 온투업계 관계자는 "자체 개발한 중금리 특화 신용평가 시스템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며 "온투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손쉽게 기술을 확보하려는 저축은행, 캐피탈 업체들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