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예적금 금리 경쟁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 0.25%포인트(p)인상을 결정하자, 국내 은행들이 줄줄이 수신(예적금) 금리를 올렸다.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정책 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0%로 인상하자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오는 26일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이 오는 29일부터 각각 수신상품 금리를 올린다고 밝혔다.
과거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약 일주일 뒤에 은행들이 수신 금리를 올린 것을 감안하면 최근 은행들이 금리 반영 속도를 내며 수신 경쟁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하나은행은 26일부터 18개 적금과 8개 정기예금 등 총 26개 수신 상품의 금리를 최대 0.3%p 인상한다. '369 정기예금'은 1년 만기 기준 기본금리는 0.3%p 올라 최대 연 3.1% 금리가 적용된다. '급여하나 월복리적금·주거래하나 월복리 적금'은 1년 만기를 기준으로 금리가 최고 3.7%에서 3.95%로, 3년 만기 기준 최고 4%에서 4.25%로 각각 0.25%p 오른다.
우리은행도 26일부터 21개 정기예금과 26개 적금 금리를 최대 0.5%p 올린다. '우리 첫거래 우대 정기예금'을 최고 연 3.6%에서 최고 연 3.8%로 인상한다. 그 외 다른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는 0.1∼0.3%p 인상된다. '우리 200일 적금'은 최고 연 2.6%에서 최고 연 3.1%로 0.5%p오르고, 그 외 대부분 적금상품 금리는 0.1∼0.25%p 오른다.
KB국민은행은 29일부터 정기예금 16종 및 적립식예금 11종의 금리를 인상한다. 'KB국민행복적금' 금리는 0.4%p 오르고, 여행 특화상품인 KB두근두근여행적금 등은 0.25%p 오른다. 기초생활수급자, 근로장려금수급자 등 취약계층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KB국민행복적금'의 경우 1년만기 정액적립식 기준 최고금리 연 5.25%, 'KB반려행복적금'은 최고 연 4%가 제공된다.
신한은행은 예적금 38종에 대해 수신상품 기본금리를 최대 0.4%p 올린다. 상품별 가입기간에 따라 거치식 예금은 최대 0.25%p , 적립식 예금은 최대 0.4%p 오른다. 6개월 만기인 '신한 땡겨요 적금'은 0.4%p 올라 최고금리가 연 3.6%로 적용된다. '신한 알.쏠 적금' 1년 만기는 최고 연 3.95%가 적용되며, '신한 쏠만해 적금'은 최고 연5.5%가 된다. 'S드림정기예금' 1년 만기 기본금리는 0.25%p 오른다.
NH농협은행은 오는 29일부터 거치식예금 금리는 0.25%p, 적립식 예금 금리는 0.25∼0.4%p 인상할 예정이다.
증권과 부동산 시장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은행들이 수신 금리를 일제히 올리면서, 시중 부동자금이 은행으로 몰리는 경향도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7월 예금은행 총수신 규모는 전년 대비 8% 늘어 2200조원으로, 정기예금은 7월 중 31조700억원 늘어 통계치 작성 이래 최대 순증 폭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시입출금식예금은 53조3000억원 줄었다. 금리 상승기, 이자율이 낮은 수시입출금예금에서 돈을 빼 금리가 좀 더 높은 수신상품에 저축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으로선 저원가성 수신 비중이 줄면서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진다. 이는 결국 대출 금리 상승 요인으로,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차주의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