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윤석열 정부가 카카오페이(377300), 토스 등 대형 IT 기업(빅테크)과 핀테크 업체들의 보험중개업 진출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시사하자, 보험대리점(GA) 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 보험대리점업계, 보험영업인노동조합연대는 지난 22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온라인플랫폼 보험대리점 진출 저지 및 45만 보험영업인 생존권 사수를 위한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빅테크·핀테크 업체들이 보험중개업에 진출할 경우 생존권이 위태로워진다고 주장했다.
24일 현재 토스나 카카오페이와 같은 금융 플랫폼 기업들은 보험중개업에 진출할 수 없다. 지난해 도입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막고 있기 때문이다.
금소법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보험상품 마케팅을 하는 행위를 보험중개의 하나로 간주한다. 보험중개를 하기 위해선 보험대리점 등록이 필요하지만, 빅테크 업체들은 금융업자가 아닌 전자금융업에 속해 보험 대리점 등록이 불가능하다.
실제로 일부 핀테크 기업들은 지난해 보험 비교 서비스를 선보이려고 했지만, 규제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들어 금융 당국이 핀테크 업체가 보험중개업을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자, 소비자들을 빼앗길 것을 우려한 보험대리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보험연구원이 지난 8일 발표한 '설계사 소득하락 원인과 평가'에 따르면 생명·손해보험 설계사들의 수입은 모두 줄었다. 지난 2019년 생명보험 전속 설계사의 월평균 소득은 336만원으로 집계됐으나, 지난해에는 329만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 설계사의 수익은 299만원에서 255만원으로 감소했다.
보험대리점 업계는 특히 가입자가 많은 카카오와 토스 등이 보험중개에 뛰어들 경우 기존 설계사들이 결국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금융업"이라며 "평소 일상 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카카오 등의 앱을 통해 보험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빅테크의 중개업 진출 허용으로 소비자들이 대거 이동할 경우 보험설계사 수도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보험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전체 보험 설계사 수는 17만240명이었다. 이는 2019년(18만4505명)과 비교했을 때 1만5000명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빅테크가 보험 중개업에 진출할 경우 보험료가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당시 네이버파이낸셜은 11%의 수수료를 책정했는데, 보험업계에서는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 많았다. 다만 네이버 측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수수료를 제시한 적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단순 보험 비교를 통해 11%를 가져가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며 "빅테크의 과도한 수수료는 보험사 사업비 증가를 불러와 전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빅테크의 보험중개업 진출이 긍정적인 측면도 크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존 보험대리점 시장에서는 늘 불완전판매 요소가 많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검증된 빅테크가 주도해 보험 상품들을 상세히 소개하면 소비자들은 보다 쉽게 넓은 선택지를 갖고 상품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