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고금리가 다시 6%대에 진입했다. 변동금리가 혼합형(5년 고정형) 금리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벌어지면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비롯한 금융 소비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득과 상환 기간 등 상황에 따라 변동형과 혼합형 금리를 선택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신규 취급액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기준 변동형 주담대 상품 금리는 4.29~6.11%에 형성돼 있다. 이는 혼합형 주담대 상품의 금리 수준 3.93~5.98%보다 높은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던 변동형 금리가 혼합형보다 높은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당초 6% 선을 뚫었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은행들의 잇따른 가계대출 금리 인하 조치로 5%대로 내려왔다. 그러나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2.90%로 증가하면서 변동형 주담대 금리 역시 하루 만에 0.52%포인트(p) 올랐다. 이는 코픽스 역대 최대 상승 폭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금리 상승세를 따라가는 코픽스와 달리, 고정형 주담대의 준거금리가 되는 장기 채권금리는 상승세가 완화됐다.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는 지난달 올해 들어 가장 높은 4.147%대의 고점을 찍고, 경기 우려에 하락 전환했다. 통상적으로 금융채 5년물은 신규 코픽스나 6개월물에 비해 금리 수준이 높지만, 기준금리 인상기에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다. 이에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를 앞지르게 된 것이다.
변동형 상품이 고정형 상품 금리를 앞지르면서 차주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올 6월 은행권 가계대출의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81.6%에 이른다. 통상적으로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6개월마다 재산정되는데, 기준 금리가 오를수록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개인 상환 능력이나 대출 총량을 따져 변동형을 유지할지, 혹은 혼합형으로 갈아탈지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만약 1~2년 정도 단기 자금용이거나 대출이자가 한 푼이라도 아쉬운 경우, 현재 금리가 낮은 고정금리를 선택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향후 금리 추이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기에 각 고객의 상황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자격 요건을 갖췄다면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음 달 15일부터 접수가 시작되는 안심전환대출은 정부가 고금리 변동금리 대출을 저금리 고정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상품이다.
금리는 신청 시점인 9월 보금자리론보다 0.45~0.55%포인트 낮은 수준에서 결정된다. 시가 4억원 이하 주택 소유자(대출 2억5000만원 이하)로서 부부 연소득 7000만원 이하 차주가 대상이다.
은행권도 안심전환대출 및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다. 은행연합회가 제시한 중도상환수수료 면제가 대표적이다.
일례로 3년 만기 변동금리 주담대(중도상환수수료율 1.2%)를 받은 차주가 1년 후 대출잔액(원금) 1억원을 안심전환대출로 대환하는 경우, 기존 주담대에 대한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해 80만원을 경감해주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