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고령친화 금융환경 조성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이 국회로부터 나왔다. 사진은 1일 서울의 한 은행.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고령층의 금융소외와 금융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고령친화 금융환경 조성' 계획이 2년째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고령자 전용 애플리케이션, 점포 폐쇄에 대응한 우체국 활용 등의 과제는 단계적으로 이행되고 있지만, 고령층 금융착취를 방지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논의가 장기화되고 있다.

5일 금융권과 국회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지난 2020년 8월 고령층의 안전하고 편리한 금융생활을 지원하겠다며 발표한 '고령친화 금융환경 조성방안' 중 법 개정 측면의 계획 이행이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는 고령친화 금융환경 조성을 위해 ▲금융 접근성 제고 ▲공정한 거래 환경 조성 ▲안정된 노후생활 지원 ▲금융사기·착취 방지 ▲금융역량 강화를 주요 추진 과제로 설정했다. 급속한 고령화와 금융환경 변화 등으로 고령층의 금융 이용 편의성을 높일 필요성이 대두되자 이 같은 계획을 밝힌 것이다.

금융위가 당시 금융 접근성 제고를 위해 점포 축소에 대응한 대체창구 마련·제공, 고령층 친화적 디지털 금융 이용환경 조성이라는 세부과제는 현재 진행 중이다. 은행 점포폐쇄 대안으로는 우체국을 활용하는 방안이 채택됐다. 시중은행과 우체국은 연내 전국 2482개 우체국에서도 시중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협의했다. 고령자 전용 모바일금융 앱 역시 내년 상반기까지 출시될 예정이다.

금융위가 설정한 세부과제 중 공정한 거래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고령자 전용 비교공시 시스템 구축과 안정적 노후생활에 기여하는 금융상품 개발‧공급 차원의 주택연금·치매보험 연계상품 출시도 진행되고 있다.

다만, 불완전판매 방지, 차별금지 등 고령층 금융착취를 방지하기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노인금융피해방지법(가칭)' 제정은 더딘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2년 전 "고령층 등이 현장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 협업 하에 과제들을 일관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으나, 실제 과제 추진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여러 기관과 금융권의 의견을 들어봐야 하고 법 제정 전 검토할 부분이 많다"며 "현재 여러 법에 있는 내용을 하나로 모을지 등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고령층을 위한 금융정책에 대한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혜진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정부 의지가 부족하고, 청년을 위한 정책과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라며 "정부는 고령층의 금융소외 및 금융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그 이행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