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발급 절차가 온라인으로 간소화되면서 회원 가입을 유치하는 카드모집인들의 수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카드모집인이 되기 위한 문턱도 낮아졌지만, 신규 지원자 수는 매년 줄어들고 있어 전화교환원, 버스 여차장 등과 같이 직업 자체가 소멸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27일 여신금융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카드모집인 자격시험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지난 2020년 2월 이후 중단된 뒤 지금껏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여신금융협회는 최근 코로나가 다시 확산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시험을 재개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코로나 사태 전에는 카드모집인이 되려면 일정 교육을 수강한 뒤 필기시험에 합격해야 했지만, 현재는 온라인 교육 수강만 마치면 자격이 부여된다. 카드모집인이 되기 위한 자격 요건이 낮아진 셈이다.
그러나 신규 지원자가 계속 줄면서 전체 카드모집인 수도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업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지난 5월 말 기준 카드모집인 숫자는 8038명이다. 2016년 2만2872명, 2017년 1만6658명, 2018년 1만2607명, 2019년 1만1382명, 2020년 9217명, 지난해 8145명으로 매년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지난달을 기점으로 카드모집인 수가 8000명 밑으로 떨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카드모집인은 '억대 연봉'을 받을 정도로 많은 수입을 올려 인기를 끌었던 직업이다. 한 때 국내 카드모집인 수는 3만여명에 달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지하철역 등에서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최근 카드모집인 수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은 온라인을 통해 카드 발급 절차가 간소화된 것이 주된 이유다.
카드사 입장에서 굳이 큰 비용이 들어가는 카드모집인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현재는 많은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카드 발급을 신청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로 카드사들이 비대면 영업에 집중하는 점도 카드모집인 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카드사 신규회원 가운데 온라인 모집 비중은 2019년 24.0%, 2020년 36.6%, 2021년 42.5%로 매년 크게 확대되고 있다. 올해는 온라인 모집 비중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모집인에게 제공하던 모집비용을 줄이고 이 비용으로 카드 혜택을 더 강화하는 것이 신규 회원을 모집하는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