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열린 금융지주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5대 금융지주와 만나 금융부문 민생과제에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금융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라고 공감하며 소상공인, 청년 등 취약차주에 대한 대책 마련에 동참하겠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배부열 NH농협금융 부사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최근 물가 급등과 금리 상승 상황에서 대응 여력이 미약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의 이행 협조를 요청했다.

금융위는 지난 14일 ▲7%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대환대출 사업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안심전환대출 사업 ▲부실 소상공인의 채무조정을 하는 새출발기금 등의 민생안정 과제를 발표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민생안정 과제는) 현장에서의 집행과 보완이 중요한 만큼, 전산시스템 구축부터 일선 영업점 준비까지 꼼꼼한 확인과 점검을 부탁한다”며 “건강한 사회공동체로의 회복을 위해서는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권을 포함한 사회 전체의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9월 종료되는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와 관련해서도 금융권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그는 “소상공인·중소기업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에 대해 관심과 걱정이 높은 상황이니 이 부분에 대해서도 업계와 당국이 지혜를 모아서 최적의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금융위원회와 5대 금융지주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오른쪽부터), 윤종규 KB금융 회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배부열 NH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지주 회장들은 김 위원장의 요청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에 동참할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조 회장은 “금리 인상 등으로 국민이 겪는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며 “특히 소상공인이나 서민 청년들의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실질적 지원에 대해 논의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 정책에 발맞춰서 사회 곳곳에 무거운 짐을 함께 나누겠다”고 덧붙였다.

함 회장 역시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민생의 어려움에서 금융의 역할이 더 중요한 시기”라며 “민생안정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자체적인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준비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9월로 종료가 되는 만기연장·상환유예 프로그램에 대해선 고금리 개인 사업자에 대해서는 금리도 깎아주고, 내입 없이 연장도 하겠다”며 “적극적인 자세로 금융지원에 나설 것을 약속한다”고 부연했다.

손 회장은 “9월에 소상공인 대출이 만기가 되는데 단계적으로 차주별 맞춤 프로그램을 통해 연장하는 게 소상공인한테 좋고, 또 금융기관의 건전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금융규제 혁신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안팎으로 위기 국면에 놓여 있으나, 금융산업 혁신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며 “규제개혁의 성패는 현장에서 얼마나 금융산업의 미래를 위한 핵심적·전략적 과제를 발굴해 제시하느냐에 달렸으므로 적극적으로 과제를 발굴해달라”고 주문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금융규제혁신회의’ 가동을 통한 본격적인 금융규제혁신 추진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산업 발전뿐 아니라, 국민 편익과 자산 형성 관점에서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는 혁신적인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제안하겠다고 응답했다.

윤 회장은 “초연결 초격차라고 얘기하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금융사들이 휩쓸려 있다”며 “규제혁신위에서 새로운 규제의 틀을 근본부터 의심하고 새로 보겠다는 말씀이 굉장히 마음에 와닿았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민간부문에서도 적극 협조해서 새로운 기조를 통해서 금융산업이 발전하고 새 정부가 내세운 금융개혁이 국민과 고객이 실감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금융위와 금융지주는 복합 위기 상황 속 시장안정을 위한 치밀한 대응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