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잇달아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선보이며 경쟁사 토스뱅크와 카카오뱅크와 격차를 벌리고 있다. 은행권에선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더 많은 고객 확보를 위해 파격적인 상품을 내놓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케이뱅크는 수시입출금통장(파킹통장) 상품인 '플러스박스' 금리를 기존 연 1.3%에서 0.8%포인트 오른 연 2.1%로 인상했다. 이는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연 2% 금리의 파킹통장을 선보였던 토스뱅크보다 0.1%포인트(p) 높은 수치다. 플러스박스는 매월 넷째 주 토요일에 쌓인 이자를 받을 수 있으며, 한도는 최대 3억원이다.

그래픽=이은현

파킹통장은 차를 넣고 빼는 주차(parking)처럼 언제든 돈을 넣었다 뺄 수 있는 수시입출금식 통장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주요 시중은행의 파킹통장 금리가 대부분 1%대 초반 수준임을 고려하면, 인터넷전문은행이 이를 고객 확장을 위한 틈새 상품으로 공략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불안한 금리 상승기에 목돈을 잠시 넣어 놓기 좋아 저축은행들도 (파킹통장) 금리를 올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파킹통장 금리 경쟁에 불을 붙인 곳은 토스뱅크다. 이 은행은 지난해 10월 1억원까지 연 2% 금리를 주는 '토스뱅크 통장'을 출시했는데, 출시 9개월 만에 지난달 기준 가입고객이 360만명을 넘어섰다. 3월부터 시행 중인 '지금 이자받기 서비스'를 이용하면 일복리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더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인다. 여신 규모도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말 토스뱅크의 예수금(수신 잔액)은 21조45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34.3% 증가했다.

다만, 토스뱅크는 지난해 8월부터 다섯 차례 기준금리 인상에도 금리를 조정하지 않았다. 그러다 최근 경쟁사들이 잇달아 금리를 올리자 토스뱅크 역시 금리 인상을 검토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고객에게 더 줄 수 있는 사업적 여건 마련된다면 (2% 통장 금리 인상을) 긍정적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의 파킹통장 '플러스박스'. /케이뱅크 앱 캡처

은행권에선 케이뱅크가 플러스박스 금리를 올린 이유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것뿐만 아니라 IPO를 앞두고 신규 고객을 끌어오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통상 거래소의 상장 심사 기간이 2개월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케이뱅크는 오는 9~10월 중 예비 심사를 통과하고 11월쯤 상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최대한 키우기 위해선 고객 규모 확대가 중요한 것이다.

케이뱅크를 특판도 진행하고 있다. 케이뱅크가 지난 11일에 선보인 '100일 정기예금'은 오픈 10분 만에 당일 한도 1000억원이 선착순 마감됐다. 이 상품은 가입 기간 100일에 한정해 최고 연 3% 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지난달 진행한 3년 만기의 '코드K 자유적금'에 연 5% 금리를 제공하는 이벤트도 두 차례 모두 완판됐다.

카카오뱅크 역시 '세이프박스'라는 파킹통장을 운영 중이다. 세이프박스 금리는 연 1.2%, 최대한도는 1억원으로 금리와 한도 면에서 케이뱅크나 토스뱅크에 못 미친다는 평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파킹통장을 이용하면 금리가 더 오르더라도 돈이 묶이지 않아 옮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예금자보호제도 등을 활용하는 것도 목돈을 더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