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있는 금융감독원 전경. 금감원 직원들은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관련해 금융위원회와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이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독일 헤리티지 기타파생결합증권(DLS)'에 대한 분쟁 조정을 8월 말 진행할 계획이다.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헬스케어 등 주요 사모펀드의 분쟁 조정이 이뤄진 이후 마지막으로 헤리티지 펀드에 대한 분쟁 조정이 실시되면, 약 3년 만에 주요 사모펀드 사태가 일단락된다.

단, 사모펀드 투자자가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에 반발할 가능성도 있어 사모펀드 환매 중단에 따른 여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18일 "헤리티지 펀드의 분쟁 조정을 8월 말로 예상하고 있다"며 "늦어도 9월 초에는 분쟁 조정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헤리티지 펀드는 독일 정부가 문화재로 지정한 '기념물보존등재건물'을 고급주거시설로 개발하는 사업(리모델링)에 투자한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이다. 독일 현지 시행사 저먼프로퍼티그룹(GPG)이 개발 사업을 맡았고, 싱가포르의 반자란자산운용이 운용을 담당했다. 국내에서는 신한금융투자 등 5개 증권사와 2개 은행이 상품을 판매했다.

헤리티지 펀드는 2019년 7월부터 만기 상환이 중단되기 시작했다. 환매 중단 금액은 2020년 말 기준 5209억원으로, 1조원대를 기록한 라임펀드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헤리티지 펀드 분쟁 조정의 쟁점은 '계약취소' 여부가 될 전망이다. 사모펀드 피해자 측은 이번 펀드 판매가 불완전판매가 아닌 기망에 의한 사기 판매라며 계약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현지 시행사 GPG가 신용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위험성을 제대로 고지하지도 않고 상품을 판매했다는 주장이다.

계약취소는 펀드 판매사가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서 투자자에게 착오를 유발한 것으로 인정될 때 가능하다. 계약취소가 되면 피해자들은 원금을 100% 반환받을 수 있게 된다. 분쟁 조정 결과 투자금 전액 반환 결정이 나온 주요 사모펀드는 라임 무역금융 펀드와 옵티머스 펀드뿐이다.

계약취소 대신 손해배상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계약취소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금감원이 판매자가 허위·부실기재 내용을 설명해 투자계약이 체결됐다는 점을 입증할 자료를 확보해야 하지만, 이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금감원은 헤리티지 펀드의 분쟁 조정 전 근거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해외 공조를 진행하고 있다. 독일 연방금융감독청, 영국 금융행위감독청, 싱가포르 금융감독기구인 통화감독청은 물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도 업무 공조를 요청했다.

최근 분쟁 조정을 마친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의 경우 계약취소 대신 손해배상 결정이 내려졌다.

손해배상은 분조위에서 결정한 배상비율 기준에 따라 이뤄진다. 금융회사는 이 기준에 따라 다른 투자자들에 대해 자율조정 방식으로 배상을 진행하게 된다.

만약 헤리티지 펀드에 대한 분조위의 조정안이 계약취소가 아닐 경우 투자자들의 반발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분조위의 조정안이 강제 수용안이 아닌 만큼 투자자들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집단 민사소송 등의 대응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