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 7개 카드사와 온라인쇼핑몰 결제를 대행하는 전자지급결제(PG)사들이 수수료율 인상안에 사실상 합의했다. 합의된 인상률은 당초 카드사들이 PG사들에 통보했던 수준의 절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6일 카드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전업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와 PG사들은 수수료율을 0.02~0.04% 수준으로 올리는 데 합의했다. 각 카드사와 PG사들은 수수료율을 0.02~0.04% 수준에서 업체별로 다르게 인상할 방침이다.
협상은 현재 마무리 단계로 이달 안에 합의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그간 업계에서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 PG업계가 카드사들과 계약 해지에 나서면서 결제 중단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PG사는 카드사와 직접 온라인 중개 시스템 구축 및 계약을 체결할 수 없는 온라인 쇼핑몰에 시스템 제공과 가맹점 계약을 제공한다. PG협회는 나이스페이먼츠·다날·엔에이치엔한국사이버결제·케이에스넷·KG모빌리언스·KG이니시스·토스페이먼츠·한국정보통신 등 8개 업체로 구성돼 있다.
카드사들은 올해 초 PG사 측에 가맹점 수수료율을 0.05~0.1%포인트 인상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현재 PG사가 카드사와 맺고 있는 가맹점 수수료율은 2.2%다. 카드사들이 제시한 인상안에 따를 경우 PG사들의 카드 수수료율은 2.25~2.30%로 상승하게 된다.
이에 PG사들은 "가맹점 수수료가 인상되면 결과적으로 온라인 쇼핑몰의 판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카드사들의 인상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PG사들은 지난 3월 서울 중구 신한카드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PG협회 관계자는 "수수료율을 동결하겠다는 당초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카드사들이 통보한 인상률의 절반 수준에 합의하는 데는 성공한 셈"이라며 "7개 카드사 중 1~2개 카드사와의 최종 조율만 남아있다"라고 전했다.
앞서 카드사들은 완성차와 항공업계 등 초대형 가맹점들과도 협상에 나섰지만, 결국 수수료율을 동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카드사들이 PG사들에 대해서는 최초 인상안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약 반년에 걸친 협상 끝에 결국 타결이 이뤄졌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3년 주기로 수수료 적격비용을 재산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합의도 향후 3년간 유지된다.
한편 카드사들은 마트와 주유소 등과도 현재 수수료율 인상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PG사들과의 합의를 통해 다른 업계와의 수수료율 인상 협상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