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원시의 한 중고차 매매단지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중고차 100여대가 물에 잠겼다. 이 차들은 보험사로부터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차가 침수됐을 때 자동차보험을 통해 무조건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픽=이은현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침수된 차량 중 보험금 보상이 가능한 차량은 자동차보험의 ‘자기차량손해담보 특약(자차특약)’에 가입한 차뿐이다. 앞서 예로 들었던 수원 중고차 단지 중고차들도 매매상들이 차량에 자차특약을 들어두지 않았다면 어떠한 보상도 받을 수 없다.

자차특약은 가입자가 차량을 운전하다가 상대방 없이 사고를 내거나 화재, 침수, 폭발, 도난 등으로 차량이 부서졌을 때 이에 대한 수리비(본인부담금 20~50만원) 등을 보장하는 것이다. 차량이 아니라 차 안에 놓아둔 물품 피해 등은 보상받을 수 없다.

특약 가입 비용은 차량 종류, 연식, 보상한도, 자기부담금 등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10만원 이상이다. 보험개발원 등에 따르면 보험료 부담으로 자차특약에 가입하는 비율은 매년 60%~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중고차나 일정 연식 이상의 차량의 가입률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게 보험업계 설명이다.

많은 비가 내린 지난달 30일 경기도 수원시의 한 중고차 단지 주차장이 물에 잠겨 있다./연합뉴스

자차특약에 들면 가입 시 선택했던 ‘보상 한도 내’에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침수 피해로 차량이 완전히 파손돼 차를 새로 구입할 시 손해보험협회가 발행하는 자동차 전부손해 증명서를 통해 취·등록세 면제도 가능하다.

다만 운전자가 진입 금지지역에 무리하게 들어갔거나, 선루프 또는 창문을 열어 침수 피해를 봤다면 과실로 인정돼 보험 적용이 어렵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장마라고 차가 침수될 확률이 높지는 않지만, 다양한 보상이 가능하다”며 “새 차를 샀거나 도로 상황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 운전자들이 자차특약에 가입해두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태풍 '오마이스'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린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면소재지가 침수돼 각종 쓰레기가 쌓여 있다./연합뉴스

올여름에는 장마 등 국지성 집중 호우와 함께 강력한 태풍도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 재난에 안전하게 대비하고 싶다면 자기차량손해 담보와 함께 풍수해보험 가입도 고려해볼 수 있다.

풍수해보험은 행정안전부가 관장하고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NH농협손해보험·한화생명보험 등 6개 보험사가 판매 및 운영한다.

풍수해보험에 가입하면 주택 및 온실(비닐하우스), 상가·공장 등이 태풍·홍수·호우·강풍·풍랑·해일·대설·지진으로 손해를 입었을 때 복구 작업에 필요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큰 재난 발생 시 정부에서 재난지원금 등을 지원하지만, 지원 규모가 부족하기 때문에 풍수해보험을 통해서는 충분한 보상이 가능하다는 게 행안부와 보험업계의 설명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보험료의 70~90%를 지원하기 때문에 가입자 부담도 적다. 한 예로 경상북도 경주시 단독주택 80㎡(24평) 기준 보험료는 연 5만3200원으로, 정부의 지원금은 3만7200원이다. 가입자는 연 1만6000원만 부담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