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시세가 2만달러 이하로 재차 떨어졌다. 가상화폐 시장이 얼어붙자 대체불가토큰(NFT) 시장도 한 달 만에 시가총액이 10% 이상 증발했다. 최근 가상화폐 헤지펀드 등이 파산했다는 소식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해 탄생했기에 가상화폐 붕괴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이라며 “앞으로 가상화폐가 더욱 떨어진다면 NFT 시장 역시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3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은 2만달러 이하로 주저앉았다. 현재는 2만달러 선을 간신히 복구했으나, 이날 오전 한때에는 1만9985달러까지 떨어졌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은 전날보다 3.62% 떨어진 1093.4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 2000달러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거의 반 토막 난 수치다.
가상화폐의 대장 격으로 알려진 두 코인이 흔들리는 이유는 최근 가상화폐 관련 기업들이 파산한 탓이 크다. 지난 27일(현지 시각) 가상화폐 헤지펀드인 쓰리애로즈(3AC)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3AC는 2012년 설립된 회사로, 가상화폐 및 블록체인 기업 투자,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산업 등에 걸쳐 투자를 해왔다. 그러나 최근 암호화폐 시장이 급격히 침체하면서 3AC 역시 큰 손실을 입었다. 큰 손실로 3AC는 가상화폐 중개 업체인 보이저 디지털로부터 빌린 비트코인 1만5250개와 3억5000만달러 등을 갚지 못했고, 결국 채무불이행 상태에 놓였다.
가상화폐 및 관련 기업들이 크게 출렁이자 업계 관계자들은 NFT 시장으로 불이 번지진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만들거나 가상화폐를 이용해 결제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상화폐 시장이 암흑기로 접어들면서 NFT 시장 역시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이날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NFT 시장은 한달 전과 비교했을 때 시총 10.22%이 증발한 121억3000만달러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판매량 역시 3억5673만달러로 집계돼 6.72% 줄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NFT 시장은 지난 1주일 전에 비해 상황은 나아졌지만 비트코인이 다시 하락하며 어떤 흐름을 이어갈지 모른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하지 못한다면 NFT 역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다른 관계자는 금리 인상 등 여러 경제적인 요인이 남아 있는 것들이 NFT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이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나스닥 지수가 떨어지면 비트코인 가격이 내려간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면 NFT 가격도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 또한 비슷한 진단을 내놨다. NFT는 결제 수단이 이더리움, 솔라나, 클레이 등 가상자산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이들 가격이 내려가면 NFT의 가치 또한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국내 가상자산 전문 분석업체 쟁글 관계자는 “NFT가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자산 기반으로 탄생한 만큼 서로 영향을 받지 않기는 어렵다”며 “특히 가상화폐를 기반으로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이들 코인 가격과 NFT 시장의 상관관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