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답변 처참하네요. 전 은행권 출금 한도액 설정이 공통사항이라고요? 케이뱅크는 인증서로 인증만 하면 한도 증액이 온라인으로 가능합니다. 이러니 농협이 젊은 세대에서 인기가 없죠. 답변 주신 분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세요.
최근엔 배터리가 급하게 다는데요, 특정 '애플리케이션(앱)이 98% 소모함'이라고 뜹니다. 그 앱이 올원뱅크입니다. 또한 발열이 너무 심해 폰이 뜨겁습니다. 한 번 올원뱅크 앱을 지워봤습니다. 배터리가 예전처럼 오래갑니다. 폰도 안 뜨겁습니다. 올원뱅크 앱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NH농협은행 애플리케이션(앱) '올원뱅크' 평가 및 리뷰에는 이 같은 내용의 후기들이 잇달아 올라와 있다. '인터페이스가 불편하다', '화면이 넘어가지 않는다' 등 사용자 환경·경험(UI·UX) 관련 지적도 줄을 이었다.

NH농협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앞다퉈 디지털 전환을 외치고 있지만, KB·신한·하나·우리 등 경쟁 금융그룹 중 늦은 편인데다가 전환까지 장애물이 산재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농협의 저조한 실적 배경엔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진출 등 혁신에 뒤처진 문제가 있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NH'를 검색하면 나오는 NH농협그룹 관련 어플리케이션(앱) 일부. /홈페이지 캡처

지난 몇 년간 농협은 모바일 서비스를 강화한다며 '올원뱅크'를 비롯한 다양한 앱을 연달아 출시해 왔다. 하지만 출시된 앱들은 기능상에 큰 차이가 없거나, 비슷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많아 소비자들의 피로감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금융 관련 농협 앱은 27개 정도다. 이 중 은행 업무 앱만 7개에 달한다.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 업체들이 주로 1~2개, 다른 주요 시중은행이 4~5개인 점과 비교하면 큰 규모다.

◇ 일회성 전략과 연장성 없는 업무… '개발자 무덤' 됐다

업계에선 새로운 회장이 취임할 때마다 외치는 모바일 플랫폼 고도화와 같은 비전 없는 디지털 전략이 결국 일회성 앱 출시 등 '보여주기'식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표현만 조금씩 달라졌을 뿐, 결국 NH농협금융지주가 출범한 이후 10년 동안 그룹의 디지털 전략은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4월 25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전 계열사 디지털 부문 최고 책임자가 참여하는 2022 제2차 농협금융 DT추진최고협의회를 진행하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 제공

현재 농협 수장인 6대 손병환 회장은 지난해 1월 취임사에서 "농협금융만의 특화된 서비스와 경쟁력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올 6월 기존 앱 '올원뱅크'를 고객 중심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다. 손 회장의 임기는 올 12월 만료된다.

5대 김광수 전(前) 농협 회장, 4대 김용환 전 회장 등 역대 회장들 역시 플랫폼 서비스 구축을 주문했다. 김광수 전 회장은 2020년 신년사에서 도전과제로 디지털 금융회사로의 전환을 꼽으며 그룹형 플랫폼 서비스 구축을 제시했다. 김용환 전 회장 역시 2017년 신년사에서 "올원뱅크·스마트고지서 등 모바일플랫폼 고도화를 통해 농협금융만의 차별성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4월 당시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이 전산장애로 인한 금융거래 중단사태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조선DB

무엇보다 전문적인 IT 인력이 부족하고, 농협 구조적으로 효율적 운영이 어렵다는 점이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농협이 '전산사고' 꼬리표를 떼어내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신입사원 모집에서부터 어려움을 겪는 데다가, 5~6년 차 숙련된 직원들이 높은 연봉을 내세운 인터넷전문은행 등으로 유출되는 경우가 빈번한 상황이다.

자신이 농협 직원이라고 밝힌 A씨는 직장인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에 '업무를 기획하는 사업부서가 매년 바뀌어 업무 연장성이 떨어진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대기업에서 농협 IT 직군으로 이직을 생각하고 있다는 글에는 '확실한 건 처음엔 좀 의아할 수 있다. IT 직군인데도 전화 응대 같은 경영 지원 업무를 하는 경우도 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 손병환 회장, 아무리 글로벌 강조해도 '후발주자'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1월 26일 올해 첫 현장 경영으로 해외점포장과의 신념 간담회를 개최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 제공

농협은 디지털 전환과 함께 최근 주요 먹거리로 떠오른 글로벌 진출 성적표 역시 경쟁 금융그룹 대비 저조한 상황이다. 그룹 전체 당기순익 가운데 글로벌 사업 비중은 10%가 채 되지 않는다.

농협은 지난해 말 기준 해외 9개국 18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다. 은행 법인·지점·사무소 8곳, 증권 법인·사무소 8곳, 캐피털 법인 2곳을 두고 있다. 25개국에 200여개 지점을 거느리고 있는 하나금융그룹과 격차가 크다.

특히 농협은행은 첫 해외지점 설립이 2013년으로, 진출 자체가 늦어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후발주자로 꼽힌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2021년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경영현황 및 현지화 지표 평가 결과'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해외 지점 4개, 현지법인 2개, 사무소 5개 등 총 11개 해외 점포를 가지고 있다. 이는 하나 총 34개, 우리 29개, 신한 28개 등 경쟁 은행에 비하면 반절도 안 되는 개수다.

전문가들은 농협과 같은 협동조합이지만, 해외진출에 성공한 프랑스 크레디아그리콜(CA·Credit Agricole) 그룹 사례를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CA 계열의 글로벌 운용사 아문디는 37개국에 진출했고, 2019년 기준 운용자산이 1조7000유로(약 1349조원)에 이른다. 농협은 CA와 합작해 국내 자산관리(WM)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그래픽=이은현

◇ 보수적이고 군대문화 강해… 불만 표출 어려운 구조

디지털 전환 등 그룹 혁신의 큰 장애물은 내부의 보수적인 조직 문화라고 금융권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농협은 아직도 서열 중심의 권위적인 군대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룹 차원에서도 2005년부터 여러 번 조직문화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변화를 시도했지만, 매번 실패로 돌아갔다. 경영진의 실행의지 부족과 임직원 간 공감대 형성이 미흡했던 탓이다.

직장인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도 농협의 조직문화에 불만을 표하는 글이 자주 올라왔다. NH농협 직원이라고 밝힌 A씨는 "지역 농협의 경우 이슈가 있으면 '적극 검토한다'고 한 후 언급한 직원을 외지로 날린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는 "다 똑같다. 조직 게시판에 글 쓰라고 해놓고 막상 쓰면 글쓴이 찾아내서 조리돌림 한다", "농협문화인 듯하다. 은행 먼저 탈출해야 한다" 등 NH농협금융 계열사 직원들의 댓글이 달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글로벌 등 관련 신규 인력을 대폭 늘리려면 기존 인력 구조에 손을 대 채용 여력을 만들어야 하지만,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면서 "농협 직원들은 '평생직장'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각 지역사회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다른 금융사보다 내부 반발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