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루나 쇼크’ 사태 해결을 위해 내놓은 ‘루나 2.0′이 출시한지 3일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또다시 투기성 양상이 과열되며 국내 거래소들은 루나 2.0을 상장하는 게 좋을지 고민하는 분위기다.

테라 2.0의 모습/ 트위터 캡처

3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루나 2.0은 지난 28일 0.5달러에 바이비트 등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에 상장됐다. 상장 직후 30달러까지 오르며 가치를 높였지만, 이후 반나절 만에 최고점 대비 88% 급락했다.

이 같은 투기성 등락에는 ‘에어드랍’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에어드랍이란 코인판 무료 배포로 이해하면 쉽다. 권 대표는 루나 2.0의 70%를 루나클래식(前 루나코인), 테라(UST) 등 보유자들에게 배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5대 가상화폐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도 기존 루나 보유자들에게 에어드랍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국내 루나 투자자의 수는 약 28만명이다. 인원을 감안할 때 국내에도 루나 2.0 코인을 받은 보유자들 역시 상당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국내 거래소들이 루나 관련 거래는 지원하지 않아 투자자들이 루나 2.0을 처분하기 위해선 해외 거래소를 활용해야 한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 28일 발행한 루나 2.0 코인이 상장 하루 만에 88% 급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이비트 캡처

무료로 코인을 배포하자 이에 대해 루나 2.0을 처분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가격은 급등락하고 있다. 거래소마다 가격이 달라 싸게 구입해 비싸게 파려는 것이다. 싱가포르의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비트는 루나 2.0을 0.5달러에 상장했으나,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평균 17.8달러에 상장했다.

루나 2.0을 둘러싼 투기 양상이 과열되자 국내 거래소들은 코인 상장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미 루나 사태로 인해 투자자 보호에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은 후이기에 섣불리 상장에 나섰다간 다시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당국의 시선이 루나 2.0에 집중되면서 괜히 상장에 나섰다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예측도 거래소들의 ‘선 긋기’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상황으로는 루나 2.0 상장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며 “만일 상장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루나 2.0과 같은 경우는 보다 엄격하게 심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사태가 해결되기 전에 상장을 하면 어떤 위험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라며 “에어드랍만 지원할 예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금융당국이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만큼 섣불리 상장했다가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