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최근 한국산 가상자산 루나(LUNA)와 테라(UST)가 대폭락해 암호화폐 시장에 충격을 준 것에 대해 “예치이자 20%가 어떤 뜻인가 하면 전 세계의 금융산업이 재편돼야 한다는 뜻”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투자펀드도 이런 약속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태영 부회장은 13일 본인 페이스북에 “탑 플레이어의 수익률이 몇조원 한정 자산 내에서 비용(fee)을 제외하고 10∼15% 정도지만 이것도 약속하지 못한다”며 “간단한 내용을 보면 상시가 아니라 특정 이벤트에 특정 고객에만 주는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벅차 보이는 숫자”라고 덧붙였다.
루나와 테라는 애플 엔지니어 출신인 30살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가상자산이다. 테라는 코인 1개당 가치가 1달러에 연동되도록 설계됐다. 테라 KRT는 원화에 연동된다. 테라폼랩스는 투자자가 루나를 담보로 맡기면 시가의 60%까지 테라를 대출받아 이를 앵커 프로토콜에 예치하고 연 20%의 이자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식으로 투자자를 끌어들였다. 그러나 최근 암호화폐 투자 심리가 악화하면서 테라의 가치가 일시적으로 1달러보다 떨어지는 디페깅(Depegging)이 발생했고 그 영향으로 루나 가격이 99% 이상 폭락했다. 루나 가치가 더 빠르게 하락하자, 테라 가치도 떨어지는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에 빠진 것이다.
정 부회장은 이어 2008년부터 전 세계 국가들이 발행한 상당한 통화량, 우크라이나 전쟁, 식량·에너지·소재 등의 물자 부족이 세계 경제를 위협할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부회장은 “(물자 부족의) 결과는 가파른 인플레이션이고 이를 잡기 위한 가파른 금리 인상”이라면서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환율 불안정, 물자 부족, 가계 채무 불안 등 어느 것이 원인이고, 어느 것이 결과인지도 구분 안 되는 거센 파도들, 이 정도면 잠 못 이루기에 충분하지 않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