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긴급 지원에 나선 신용보증기금의 역할이 커지면서 정부의 지원 규모가 이전보다 20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병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의 부실 가능성이 증가하는 동시에 이들의 금융 보증을 담당하는 신보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어 향후 신보에 투입되는 국가재정 규모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8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신보는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정부로부터 3조3626억원의 출연금을 받았다. 정부의 출연 규모는 지난 2018년 1597억원, 2019년 1610억원에 불과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의 지원이 20배 이상 늘어났다.
신보는 신용보증을 통해 중소기업의 금융을 원활히 하고, 신용정보의 효율적인 관리 운용을 통해 신용질서를 확립하도록 돕는 정책금융기관이다.
신보는 신용보증기금법에 따라 이익적립금으로 손실을 보전할 수 없을 때 정부가 그 부족액을 보전하거나, 보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손실보전 공공기관 중 하나다. 정부는 직접 수행해야 할 공익사업을 대행하는 손실보전 공공기관이 결손 발생에도 이를 이익적립금으로 보전할 수 없는 경우 그 부족액을 보전해 기관의 경영 안정화를 지원한다.
신보에 대해 정부 지원 규모가 증가한 배경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신보가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자금 융통을 위해 긴급 보증 지원에 나선 보증액은 2020년 67조1531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보증 총량의 증대로 대위변제준비비가 늘면서 재정운영 결과 손실을 본 것이다. 신보의 2020년 말 기준 이익잉여금(적립금 및 잉여금)은 7조5678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에 따른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정책 종료에 따라 이들의 부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 신보가 떠안아야 할 부담이 늘어나며 국가 재정 투입 규모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오는 9월까지 코로나19 피해 기업에 대해 대출원금 만기 연장·이자 상환 유예 조치를 연장한 뒤 연착륙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 조치가 끝나면 폐업하는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가 늘어나 보증 부실 규모 역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기 때문이다.
보증 부실에 따른 대위변제 증가 등의 부담은 신보에 오롯이 전가되며 더 나아가 정부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보의 작년 보증 총량은 78조9000억원으로 2020년 기록을 갈아치운 데 이어 올해 역시 80조 원 이상의 보증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보증 규모가 커졌지만 현재 지표상 부실 위험성은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라서 보증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신보 측은 정부의 출연금 규모가 확대될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보 관계자는 "오는 9월 코로나19 금융 지원의 연장 여부도 모르는 상황이고 대위변제가 늘어나지 않는 등 부실 지표도 현재 잘 관리되고 있어 (미리 출연한 금액이 쓰일 수도 있어) 정부의 출연금이 증가할 것인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회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지속적인 당기순손실 발생 등의 사유로 손실보전 공공기관에서 발생한 결손금은 향후 경영실적 개선 등을 통해 기관들이 스스로 보전하지 않는 한 결국 장래 국가재정의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지속적으로 경영실적이 부진한 손실보전 공공기관의 경우 수익성 개선을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