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금융자산을 유치하기 위한 시중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은행들은 고액 자산가의 가족 여행 계획 상담부터 상속·증여 컨설팅, 세무 상담, 자녀 교육, 맞선 주선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부자 고객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초고액 자산가의 종합자산관리를 위한 ‘하나 패밀리오피스&트러스트’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는 전통적 ‘패밀리오피스’ 서비스와 신탁을 활용한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인 ‘리빙트러스트’를 결합한 것이다. 자산 규모 300억원 이상인 초고액 자산가나 집안이 대상으로, 이를 위해 ‘Club1(클럽원) 한남 PB(프라이빗뱅킹)센터’ 등에 부속센터를 개설했다.

하나은행(위)·KB국민은행 제공

KB국민은행도 지난달 서울 용산구 한남동 르베이지빌딩 3층에 ‘KB 골드앤와이즈(GOLD&WISE) 한남 PB센터’를 열었다. 이곳에선 세무·법률·부동산, 가업 상속설계 등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 집단인 WM스타자문단이 제공하는 맞춤형 자산관리 솔루션 제안 및 종합 상담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오는 7월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국내 최대 규모(7층)로 ‘압구정 플래그십 PB’센터를 열 계획이다.

이들 은행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분야는 상속, 증여, 부동산 등이다. 특히 유언대용신탁은 위탁자가 금융회사(수탁자)에 자산을 맡기고 운용수익을 받고, 사망 후엔 미리 계약한 대로 자산을 상속 및 배분하는 계약을 의미한다. 가업승계 등을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는 상품인 셈이다.

각 센터에는 세무·법률·부동산·신탁 전문가가 상주하며 상속·증여 컨설팅을 포함해 해외투자·해외이주 상담 및 부동산투자·자산관리 등 토털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개개인 맞춤형 자산 관리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자녀 교육 및 결혼, 가족 모임과 여행 준비 등 비재무적 수요도 관리한다.

오는 7월 열 예정인 KB금융 '압구정 플래그십 PB센터' 조감도. /KB금융 제공

신한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증권과 같은 공간에서 고객 맞춤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금융 복합점포 모델 PWN(자산관리 서비스)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 센터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고객이나 고객의 자녀들끼리 만남을 주선하는 ‘커플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1월까지 총 42쌍의 커플의 결혼을 성사시켰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우리은행은 자녀 유학·해외 이민 관련 상담 및 대행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유학 정보를 은행이 대신 알아보고 계약부터 거래까지 도와주거나, 현지 계좌를 개설하고 환전도 해주는 방식이다. KB국민은행 역시 자산가를 위한 플라워레슨, 와인·뷰티클래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업계는 증권업계보다 WM수익률이 낮아 비교적 인기가 없었는데, 세무·부동산·신탁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거치면서 자산가가 늘어난 데다가, 인터넷전문은행·핀테크 등의 추격에 맞서 VIP 서비스로 수익성을 늘리려는 시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