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불결제(BNPL·Buy Now Pay Later) 시장에서 핀테크업계와 카드업계의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비바리퍼블리카) 등 핀테크기업들이 후불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후불결제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금융사와 핀테크 간 정보 공유 문제다. 금융위원회는 네이버파이낸셜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할 당시 부가조건으로 연체정보 공유 제한 내용을 달았다. 신용평가(CB)사와의 후불결제 연체정보 공유는 대안신용평가시스템 개발·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공유하고, 제3자(금융회사 등)와 공유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금융이력부족자의 제도권 금융 이용기회를 제한받는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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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다중채무자의 연쇄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체 내역이 실제 신용등급 등에 반영이 안되다 보니 금융사의 다중채무자가 핀테크사 후불결제로 다수의 신용결제를 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신용카드는 신용점수·소득 등 금융정보를 중심으로 소비자별 결제 한도를 부여하지만, 후불결제를 서비스하는 핀테크업체들은 비금융정보 등을 활용한 대안신용평가를 중심으로 산정하고 있다.

월 30만원이라는 후불결제 한도 금액도 관건이다. 앞서 카드업계는 금융당국과 ‘페이사 소액 후불결제 금액’ 기준을 놓고 기 싸움을 벌인 바 있다. 당초 50만원 안팎이 유력했으나, 카드업계의 입장을 반영해 30만원으로 줄였다. 미국·호주 등의 후불결제 한도는 업체당 1000~2000달러 수준이다.

핀테크업계에서는 신용불량자의 연체 등 정보 공유를 통해 ‘동일환경, 동일경쟁’을 하게 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 소비자가 연체했다는 정보가 인식되면 카드를 정지하는 등 액션이 취해져야 하는데, 현재 핀테크업체들은 이를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내부적으로도 채권관리 인력 운영 중이지만, 카드사가 쌓아놓은 방대한 데이터를 공유 받게 되면 더욱 안정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카드업계서는 전자금융업자와 금융회사의 형평성을 위해 리스크 관리 및 수수료 등 동일 규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으로부터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인하 등 규제를 강하게 받고 있지만, 동일한 기능의 후불결제 서비스의 경우 이에 대한 규제가 없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이유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후불결제는 사실상 카드 대출과 다를 바 없는데, 이에 걸맞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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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신용공여의 성격을 지닌 후불결제 서비스의 경우 대출과 달리 각 기업이 자체 데이터를 관리하기 때문에 신용공여 및 부실상환 이력이 서로 공유되지 않는다.

이에 영국, 미국 등 선진국 금융당국은 BNPL 시장의 채무불이행 위험에 관한 경각심을 강화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의 손보배 연구원의 최근 ‘선구매 후결제 서비스 시장의 성장과 보험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는 BNPL 시장에서 연체율 등의 실질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운 점이 향후 시장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