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위축됐던 여행심리가 방역 규제 완화로 살아나면서 여행자보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시장 선점을 위해 여행자보험 상품을 개편해 출시하는 등 마케팅 경쟁에 돌입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4월 28일까지 약 5개월간 AXA손해보험(악사손보)의 여행자보험 가입자수 증가율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1700% 증가했다.

올해만 비교해도 상승 추세가 뚜렷하다. 삼성화재의 여행자보험 신계약건수(4월 1일~20일)는 1만2676건(해외 1만639건, 국내 2037건)으로, 지난달(8267건) 대비 약 35% 증가했다.

그래픽=이은현

여행자보험 수요 증가는 정부가 해외 입국자들의 자가격리를 면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전면 해제하면서 여행심리가 살아난 덕분이다.

정부의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의무가 면제된 지난 3월 22일부터 4월 21일까지 G마켓과 옥션의 해외 항공권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6% 급증했고, 해외 현지투어 매출은 1620%나 치솟았다. 해외여행에 대한 보복소비 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해외여행이 몰릴 여름 휴가철 여행자보험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게 보험업계 관측이다.

여행자보험은 성별, 나이에 상관없이 모든 여행자가 가입할 수 있다. 일주일 해외여행 기준으로 여행자보험 가입비는 1~2만원 수준이다. 가입 절차도 다른 보험과 달리 여행자들의 신상정보와 여행기간, 여행지, 여행목적 등만 입력하면 돼 간단하다. 가입도 출국 2~3일 전에만 가입하면 된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여행객들이 출국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삼성화재는 ‘다이렉트 착 해외여행보험’ 상품을 새롭게 개편해 출시했다. 해외 의료비, 여행 중 휴대품 손해 보장은 물론이고 ‘여행 중 자택 도난손해 담보’를 추가해 비어 있는 집의 안전까지 보장한다. 구체적으로 보험기간 중 주민등록등본상 거주하는 집에 강도나 절도로 인해 도난, 파손 등의 손해를 보장한다.

악사손보는 앞으로 개인여행뿐 아니라 패키지여행 수요도 급증할 것에 대비해 단체형 ‘다이렉트 해외여행자보험’ 상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최대 10명까지 한 번에 가입이 가능한 이 상품은 여행 중 우연한 사고로 발생하는 상해 및 질병, 휴대품 손해, 항공기 지연, 긴급상황 시 해외 각지에서 한국어 도움 서비스 등을 지원·보상한다.

악사손보 관계자는 “여행자보험 가입자 수가 올해 들어 빠르게 늘고 있어 고객의 다양한 위험을 보장할 수 있는 맞춤형 상품들도 추가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보험업 라이선스 허가를 받고, 올 하반기 영업을 시작할 카카오손해보험(가칭)도 여행자보험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여행자보험은 손해율이 50% 수준으로 비행기 추락 등 대형 사고만 없다면 큰 손실을 보지 않는 효자 상품”이라며 “휴가철을 앞두고 보험사 간 상품 담보 다양화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