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KB손보)이 서울 마포구 합정동 빌딩을 포함해 보유하고 있는 건물 5채를 매각해 현금 약 5000억원을 확보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손보는 최근 서울 합정빌딩과 경기 구리시·수원시, 대구, 경북 구미시에 있는 빌딩 5개를 ‘패키지’로 파는 계약을 국내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스타로드자산운용과 체결했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KB손해보험 합정 빌딩. /KB손해보험 제공

이번에 매각한 건물은 본사와 연수원을 제외하고 지역 거점으로 사용하던 11개의 빌딩 중 5개다. 총 연면적은 14만㎡ 규모에 달한다. 총 매각 대금은 5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약에는 KB손보가 일정 기간 건물을 빌려 쓰는 세일앤드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KB손보 관계자는 “경영환경 변화와 내년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 도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의 배경에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보험회사 역시 대면 영업을 줄이고 있는 추세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보험사는 전국 지점을 관리하는 영업 거점이자 자산운용의 일환으로 전국 곳곳에 상업용 빌딩을 보유해 왔다.

여기에 내년 신 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자본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사전적으로 부동산 매각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보유 부동산의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해 더 많은 돈(요구자본)을 쌓아 놓아야 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