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우후죽순으로 퍼지는 와중에도 신용카드 결제액은 1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한창 번지기 시작했던 2020년 1분기에 비하면 21%나 뛰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까지는 인터넷 쇼핑이나 비대면 배달 서비스 같은 영역에서 결제액을 끌어올렸다면 올해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백화점, 학원, 놀이공원, 극장 같은 곳에서 결제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29일 여신금융협회 여신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카드 승인액은 249조원, 승인 건수는 57억건으로 집계됐다. 승인액 기준으로는 1년 전(223조8000억원)보다 11.2%, 승인 건수 기준으로 9.5% 증가했다.
특히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마트 등을 아우르는 도·소매업종 카드 사용액이 15.0% 증가했다. 통계청 한국표준산업분류 기준 소비생활에 관련된 8개 업종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수치다. 지난해 내내 이어졌던 학원 운영 제한 조치가 올 들어 완화되면서 교육서비스업 지출도 일년 전보다 12.5% 늘었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에 아랑곳하지 않고 놀이동산이나 극장을 찾는 방문자가 늘자 그동안 침체했던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결제액 역시 지난해보다 13.5% 뛰었다.
개인 금융소비자뿐 아니라 기업들이 1분기 내내 소비 회복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법인카드 사용액을 늘린 것도 카드 결제액이 늘어난 원인으로 꼽혔다. 그동안 중단됐던 직장 내 회식과 각종 대면 영업활동이 늘기 시작하자 법인카드 결제액은 개인카드보다 더 빠르게 치솟았다.
올 1분기 법인카드 승인 금액은 총 44조2000억원으로 1년 전(38조9000억원)보다 1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법인카드를 제외한 개인카드 승인 금액만 추리면 승인 금액 상승률은 이보다 2.6%포인트(p) 낮은 10.8% 수준이었다. 한 건당 승인 금액 증가율도 법인카드가 개인카드보다 여섯 배 이상 높았다. 개인카드 건당 승인 금액은 1년 전보다 3만8215원으로 1%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법인카드는 13만2022원으로 6.4% 늘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이달 모든 산업의 업황 실적 BSI는 3월보다 3포인트 오른 86으로 집계됐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치다. 특히 여행업 등이 포함된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 부문 BSI는 한 달 전보다 4포인트 오른 85로 집계됐다. 2011년 4월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서비스업 종사 기업들이 앞으로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는 의미다.
장명현 여신금융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조치가 시행되면서 이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며 "체감 경기까지 나아지면서 전반적으로 소비 증가세가 유지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