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한 번 가려면 버스 타고 2~30분 가야 할 생각에 눈앞이 깜깜했는데, 두 곳이 한 번에 생겼다는 기사를 보고 바로 찾아왔다."
26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에 있는 하나은행·우리은행 공동점포를 찾은 인근 주민 이모(67)씨는 이같이 말했다. 왼쪽 문엔 하나은행, 오른쪽엔 우리은행이 적힌 문을 열고 들어가자 각 은행의 직원이 "어디 은행 찾아오셨어요?"라는 질문과 함께 양쪽에서 이씨를 맞았다.
은행 오프라인 점포 수가 빠르게 주는 가운데, 한 공간을 두 은행이 공유하는 시대가 열렸다. 은행권 최초의 공동점포는 하나은행·우리은행 신봉점이다.
당초 이 지역에 있던 우리은행 지점은 지난해 9월 30일에, 하나은행 지점은 12월 30일에 문을 닫았다. 그러나 폐쇄 예정이던 우리은행 신봉지점 내부를 수리한 뒤 하나은행이 입점하며 공동점포가 탄생하게 됐다.
50평(약 165㎡) 규모의 공동점포는 유리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왼쪽에는 하나은행이, 오른쪽은 우리은행이 자리 잡고 있다.
모든 조건도 균등하다. 각 은행에서 직원 2명씩 총 4명이 근무하며, 번호표 발급기계도 각 1대씩 있다. 내부 인테리어는 각 은행 상징색의 중간지점인 청록색 위주로 꾸몄고, 임차료도 절반씩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점포 입구 오른편엔 ATM기기를 은행마다 2대씩 설치했다.
공동점포를 찾은 고객들은 없어졌던 점포가 다시 생긴 데다가, 다른 두 은행을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 좋은 반응을 보였다.
영업 시작 첫날인 25일 하루에만 약 60명의 고객이 찾을 만큼 인근 지역 주민들의 수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공동점포를 찾은 한 고객은 두 은행의 대기 번호표를 각각 받고, 더 빠른 쪽 창구에서 업무를 보기도 했다.
두 은행은 이번 공동점포 개점을 통해 고령층 등 디지털금융 소외계층을 포함한 금융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입출금, 각종 제신고, 전자금융, 공과금 수납업무 등 고령층 손님 수요가 가장 많은 단순 창구업무만을 취급하기로 했다. 지역사회 공헌 목적으로 운영되는 만큼 일반 점포와 달리 상품 판매는 자제한다. 영업시간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다.
다만 초기 단계인 만큼 아쉬운 점도 눈에 띄었다. 공동점포가 2층에 있지만, 별도의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등 이동을 돕는 승강기가 없어 현장에서 고령층 고객들의 민원이 발생했다. 또 상가 입구가 도로가 아닌 아파트 단지 방향에 있어 은행을 처음 방문하는 고객들이 찾기 어려웠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위치 안내도 등 상가건물 측면부 간판을 추가 제작해 보완할 예정"이라며 "향후 디지털 취약계층 등 금융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고 오프라인 채널의 접근성 개선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거래 비중이 커지자 영업점을 다양한 형태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점을 찾는 고객의 수가 급격히 줄었지만, 창구 직원 도움이 없으면 금융 거래가 힘든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 은행 외에도 신한은행은 지난달 우정사업본부와 함께 우체국 공간 일부를 빌려 은행 점포를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KB국민은행과는 최근 공동점포 개소를 위해 협의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