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이자와 대출이자의 차이인 예대마진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금리가 인상되면서 이른바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에 나섰던 '영끌족'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지만, 은행들은 이자 장사로 배를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4대 금융지주사들은 주요 계열사인 은행들의 이자이익 증가에 힘입어 올해 1분기(1~3월)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서울의 한 건물에 설치된 현금인출기. /연합뉴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합산 순이익은 총 4조63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조9680억원) 대비 약 17% 증가한 수치다. 4대 금융지주의 합산 분기 실적이 4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KB·신한·우리금융의 순이익은 각 14.4%, 17.5%, 32.5% 늘어 분기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번 호실적의 배경엔 금융지주의 '맏형'격인 은행의 이자이익 증가가 있다. 주식시장 침체 여파로 증권사 순이익이 하락했으나,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은행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올라가면서 순이자마진(NIM)이 상승했다. 최근 주식이나 가상화폐 등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돈이 은행 예·적금으로 몰린 것도 예대마진 확대로 이어졌다.

KB국민은행의 1분기 NIM은 1.66%로, 지난해 2분기(1.56%)부터 꾸준히 상승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NIM이 각각 전 분기 대비 0.06%포인트(P), 0.07%포인트 상승한 1.51%, 1.49%를 기록했다. 하나은행도 전 분기 1.47%에서 올 1분기 1.50%로 0.03%포인트 증가했다. NIM은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일러스트=손민균

업계에서는 시중은행이 대출금리보다 예·적금 금리를 상대적으로 적게 올려 지나치게 많은 이자이익을 얻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 평균 대출금리와 수신금리 차이는 지난해 12월 1.55%P에서 지난 2월 18.86%포인트로 벌어졌다. 이는 9개월 만에 가장 큰 격차다. 이에 은행들은 최근 예·적금 등 수신금리를 최대 0.3~0.4%포인트 인상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평균 인상 폭은 0.25%포인트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적이 거세지자 은행들은 배당 등 주주환원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김재관 국민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당초 연간 NIM이 0.07~0.08%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현재는 0.1%포인트 내외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상이 선반영된 면도 있어 상승 속도가 둔화할 수도 있지만, 지속적인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은행이 과도한 예대마진을 챙긴다는 지적에 차기 정부도 나섰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예대금리차 공시제도 도입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격차를 해소하고, 필요하면 가산금리가 적절한지 검토하고 담합 요소를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역시 "예대금리차를 공시하는 건 정보 공개 차원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