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수요에 불이 붙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내내 잠잠했던 ‘공항 라운지 이용’이 가능한 카드를 찾는 금융소비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

24일 현대카드에 따르면 현대카드가 대한항공과 함께 선보인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대한항공카드’는 지난 1분기(1~3월)를 기준으로 발행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8% 늘었다. 대한항공카드는 030, 070, 150, 더퍼스트 4등급으로 나뉘는데, 두번째 등급인 070부터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마티나라운지를 연 2회에서 5회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롯데카드가 지난달 출시한 ‘아멕스 플래티넘 아시아나클럽 롯데카드’ 역시 라운지 이용을 주로 하는 해외 여행객에 특화한 카드다. 이 카드는 아멕스(AMEX) 브랜드로 발급할 경우 국내·해외 공항 라운지를 2회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연회비는 5만5000원으로,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하려면 이전달 이용 금액이 50만원을 넘어야 한다. 국내외 라운지 이용 금액이 평균 30달러(약 3만7000원)을 웃도는 점을 감안하면, 매년 2번 라운지를 이용하면 연회비 값 이상을 거두는 셈이다.

이전까지 공항 라운지 입장이 가능한 카드는 제휴 방식에 따라 크게 ‘PP(priority pass) 카드’와 ‘라운지키(Lounge Key) 카드’로 양분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더 라운지 멤버스(The Lounge Members)’라는 어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는 방식이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소개한 대한항공카드와 아멕스 플래티넘 아시아나클럽 롯데카드 모두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더 라운지 멤버스 앱을 다운로드한 후, 라운지 이용권을 받아서 쓰는 방식이다.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서 해외여행을 앞둔 여행객들이 출국수속을 밟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이전 대세였던 PP카드 제휴형 신용카드들은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PP카드 제휴형 신용카드는 서비스 유지를 위해 카드사가 제휴사에 내야 하는 수수료가 라운지키 카드에 비해 높았다. 자연히 PP카드 제휴형 신용카드들은 연회비가 10만원을 훌쩍 넘었다.

코로나19 이전 대표적인 PP카드 신용카드로 꼽혔던 ‘씨티 프리미어마일 대한항공 카드’는 연회비가 15만원이다. 신한카드 ‘더베스트F 카드’ 연회비는 20만2000원, 하나카드 ‘마일 1.8 카드’ 연회비가 13만원이다. 이 가운데 씨티 프리미어마일 대한항공 카드와 하나 마일 1.8 카드는 이미 단종됐다.

라운지키 방식은 연회비 측면에서 PP카드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라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수수료는 저렴하지만, 제공하는 국내외 공항 라운지 수는 855개(2021년 기준)으로 PP카드와 차이가 없다.

더 라운지 멤버스는 중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는 PP카드나 라운지키보다 이용 가능한 라운지 수가 많다. 그러나 로스앤젤레스나 시카고, 마이애미 같은 북미권 주요 도시에서 제공하는 라운지 수는 턱없이 부족한 편이다. 아시아권 여행이나 출장이 잦은 카드 이용자라면 더 라운지 멤버스 제휴 카드가 적합하고, 북미권 여행이나 출장이 잦다면 PP카드나 라운지키 제휴 카드를 찾는 편이 낫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신용카드뿐 아니라 일부 체크카드 브랜드들도 전 세계 공항 라운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우리카드 ‘카드의 정석 쿠키 체크카드’나 NH농협카드 ‘NH20 해봄카드’가 대표적인 예다. 이런 카드들은 따로 연회비가 없음에도 프리미엄 혜택으로 꼽히는 라운지 이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전월 이용 실적이 대체로 30만~50만원을 넘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달 들어 정부 방역지침 전환에 따라 인천공항 입국장 운영 체계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바뀌자 출국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공항 라운지 이용을 위한 카드를 신규로 발급하려는 수요가 적지 않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전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연회비를 내야만 라운지 이용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카드들이 인기를 끌었던 반면, 최근에는 연간 이용 횟수는 한정돼 있지만 연회비가 저렴한 카드들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은 코로나19 사태 후 처음으로 2만명을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