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카드사 신한카드 가입자들의 명의 도용 사고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사고가 일어난 지 열흘이 넘게 지났지만, 아직 사고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다. 구체적인 피해 규모 역시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소비자들은 카드사 부정사용방지시스템(FDS)이 과연 정상적으로 작동 중인지도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신한카드 이용자 가운데 일부는 지난 10일을 전후해 명의 도용 피해를 봤다. 결제하지도 않았는데 수백만원씩 결제가 이뤄지는 부정결제가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쇼핑몰에서 앱 카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신한카드의 앱 '신한플레이'를 통해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백만원이 결제됐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이 모여 만든 '앱카드부정사용자모임' 정보를 종합하면 현재까지 피해를 당한 이용자는 50~60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액은 1인당 최대 1700만원 규모다. 피해는 사건 발생 이후 열흘 넘게 지난 21일에도 이어지고 있다. 앱카드부정사용자모임에는 10일 이후 해외부정 사용 사례를 증명하는 글이 이틀 간격으로 꾸준히 올라왔다.
한 피해자는 "19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총 3건, 38만원 정도 무단결제가 발생했고, 카드 재발급과 취소신청 중이다"고 말했다. 심지어 본인이 소유하지도 않은 기기로 결제된 건도 나타났다. 또 다른 한 피해자는 "아이폰을 쓰고 있는데, 가지고 있지도 않은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내 명의로 신한플레이(신한카드 어플리케이션)에 가입이 됐고 결제가 됐다"고 밝혔다.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자 소비자시민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문제가 된 신한카드 더모아(The More)카드를 전면 회수하고 재발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한카드의 미숙한 초기대응 태도도 피해자들의 공분을 샀다.
부정결제 피해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사고 발생 직후 신한카드 고객센터에 카드 정지와 대응책에 대해 문의했다. 그러나 대체로 '정상 결제가 된 만큼 이미 결제된 금액은 취소가 어렵다'와 '카드로 상품권이 결제된 직후 사용됐기 때문에 구매처와 협의해야 한다'는 취지의 답변이 돌아왔다. 부정결제에 대한 보상이 어려워지자 소비자들은 집단 행동에 나섰다.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금융당국은 21일 "모바일 기반의 금융플랫폼에 대해서는 프로그램 테스트와 제3자에 의한 검증절차 준수 여부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중대한 법규위반 행위가 확인된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IT검사국은 21일 전담 인력 상당수를 투입해 신한카드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금융당국은 21일 "모바일 기반의 금융플랫폼에 대해서는 프로그램 테스트와 제3자에 의한 검증절차 준수 여부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중대한 법규위반 행위가 확인된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IT검사국은 21일 전담 인력 상당수를 투입해 신한카드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에 들어갔다.
신한카드는 지난 15일 수시 조사를 실시하겠다는 금융당국 발표에 즈음해 '피해 고객들에게 피해액 전액을 보상하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그러나 여전히 이번 사고가 발생한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신한카드는 "이번 사건은 피싱, 스미싱 등을 통해 도용된 정보가 결제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내부 프로세스 정밀점검과 경찰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 사이 신한카드 앱을 사용하는 일반 금융 소비자들의 불안과 불만은 쌓이고 있다. 신한카드 주장대로 피싱과 스미싱을 통해 도용된 정보라면 유독 신한카드 앱에서만 부정결제가 이뤄졌는지를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사건 발생 이후 신한카드가 부정사용방지시스템을 지나치게 강화해 정상적인 사용이 어렵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인터넷 재테크 커뮤니티에서는 "평소 인터넷에서 할인된 상품권을 구매해 관리비를 내곤 했는데, 이번에 신한카드로 상품권을 결제하려 하니 '부정사용 시도'라는 문자를 받았다"며 "문자를 받자마자 깜짝 놀라서 결제내역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