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지난 2020년 12월 사모펀트(PEF) JC파트너스와 체결한 KDB생명보험 매각 계약을 파기했다. JC파트너스가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수 없게 됐다는 판단에서다. KDB생명 매각은 1년 4개월 만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오게 됐다.

KDB생명보험 사옥. /KDB생명보험

JC파트너스는 지난해 6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는데, 10개월째 승인을 받지 못했다. 거기에 산하 회사인 MG손해보험도 지난 13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다. 산은 입장에서 새 주인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산업은행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20일 JC파트너스에 KDB생명 매각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하겠다고 통보했다. 산은은 지난 2020년 12월 JC파트너스에 KDB생명 지분 92.73%를 2000억원에 매각키로 했다. 구주 인수와 별도로 투자자를 모아 3500억원을 유상증자하는 조건이었다.

산업은행은 MG손보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법률상 JC파트너스에 KDB생명을 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금융회사 대주주는 금융위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수 없다.

산은은 지난 2009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호생명을 인수하고, 1조원 이상을 투입했다. 하지만 경영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2014~2016년 실시된 세 차례 매각은 무산됐다. 결국 2020년 말 JC파트너스가 인수하게 됐다.

문제는 JC파트너스가 부실 보험사인 MG손보를 운영하면서, 신규 자금 유치 등에 실패해왔다는 것이다. 또 금융위 내에서는 JC파트너스의 계열사 운영 행태에 대해서 신뢰할 수 없다는 기류가 강했다.

JC파트너스의 보험 관련 계열사. /조선비즈

금융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금융위는 JC파트너스가 또다른 피인수회사인 기업형 법인보험대리점(GA) 리치앤코에 KDB생명 출자를 요구한 것을 심각하게 봤다. 금융위는 동반 부실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건전성 확보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JC파트너스는 지난해 6월부터 리치앤코 인수를 추진해 올해 2월 지분 60%를 1850억원에 매입했다. 인수 협상 중이었던 지난해 하반기 KDB생명 출자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JC파트너스 등은 금융위의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MG손보에 대해 지난해 7월 경영개선요구, 올 1월 경영개선명령 등을 내렸다. 금융위는 1월 경영개선명령을 내리면서 2월 말까지 유상증자나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자본확충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또 3월 25일까지 자본확충계획을 완료하라고 했다.

MG손보는 3월까지 360억원을 마련하고 오는 6월까지 900억원을 추가 마련하겠다는 경영계획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대주주인 JC파트너스의 자본확충 방안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JC파트너스는 지난달 360억원을 마련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지난해 MG손보는 300억원을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하고, 추가로 올해 자본금 1200억원을 추가하겠다는 경영개선계획안을 내놓았지만 이행하지 못했다. 지난해 말까지 MG손보가 확보한 자본금은 200억원에 불과했다.

JC파트너스는 금융위가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한 것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JC파트너스는 "14일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동시에 본안소송도 제기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