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신용카드 수수료 인상으로 전자지급결제(PG)사와 분쟁이 번지고 있다. PG사를 대변하는 PG협회가 카드사와 가맹 해지까지 검토하면서, 카드업계는 이번 분쟁이 결제 중단 사태로 번질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PG협회가 17일 서울 을지로 신한카드 본사 앞에서 '카드 수수료 인상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PG협회 제공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나이스페이먼츠·다날·엔에이치엔한국사이버결제·케이에스넷·케이지모빌리언스·케이지이니시스·토스페이먼츠·한국정보통신 등 8개 업체로 구성된 PG협회는 전날 신한카드 본사 앞에서 '카드 수수료 인상 반대 집회'를 열고, 오는 17일까지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PG사는 온라인쇼핑몰의 소규모 입점 업체를 대신해 카드가맹점 역할을 한다. PG협회에 따르면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등 주요 7개 카드사는 최근 PG사 측에 가맹점 수수료율을 0.05~0.1%포인트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PG사들의 카드 수수료율은 2.25~2.30%로 상승했다.

PG협회는 카드사 측에 가맹점 수수료의 산정 근거인 원가자료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PG협회는 카드사 수수료 인상을 영세·중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 손실분을 PG사를 통해 만회하려는 의도로 판단하고 있다. PG사 가맹점 수수료가 인상되면 온라인 쇼핑몰의 카드 수수료가 인상, 결과적으로는 판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게 게 PG협회의 주장이다.

지난달 4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카드 결제하는 모습./연합뉴스

PG사들은 차후 카드사에 대해 가맹점 계약 해지도 감행한다는 계획이다. PG협회 관계자는 "현재까지 카드사들의 공식적인 (협상) 움직임은 없다"면서 "협상 결과에 따라 가맹점의 계약 해지까지 염두에 뒀다"라고 밝혔다.

만약 실제 결제 중단 사태로 이어지면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 피해로 연결된다. 이 관계자는 "고객들의 불편을 감안해 협상에 가장 미온적이고 수수료 인상 폭이 큰 카드사 한 곳과 계약을 해지하는 방법이 있다"며 "이번 주 집회를 마치고 카드사들의 움직임을 보고 최종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카드업계는 이번 수수료 조정이 적격비용 분석과 해당 가맹점 매출액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결과라고 반박하는 상황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3년 주기로 카드사 수수료 인상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관례대로 재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지난 10년 전부터도 계속 있던 이슈로, 수수료 협상은 개별 가맹점 협상을 원칙으로 하고 이는 법과 제도에서 정해진 것"이라며 "현재 회사별로 협상을 진행 중이다"고 전했다.

카드업계 업황은 밝지 않다. 경기 부진으로 인한 연체율 상승 우려, 대형가맹점 수수료 환급 등이 예정돼 있다./조선DB

현재 카드업계는 동네 마트와 주유소와도 수수료 인상 갈등을 겪고 있다. 전국 5800여개 중형마트가 소속된 한국마트협회는 카드업계가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지 않는 일반 가맹점에 카드 수수료율을 0.02~0.26%포인트 인상한 것에 반발했다. 이미 일부 동네마트에서는 수수료 인상 폭이 가장 컸던 '신한카드를 받지 않는다'는 현수막을 걸고 대응하는 상황이다.

주유업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최근 유류값 상승에 따른 수수료 부담을 낮춰줄 것을 카드업계에 요구했다. 한국석유유통협회는 최근 발표한 입장문에서 "현행 1.5%인 주유소 카드 수수료율을 1%로 낮추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96% 가맹점에 대해서는 우대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고, 나머지 4% 가맹점이 문제"라면서 "매출 감소 문제로 실제 카드 결제 중단으로까진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래픽=이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