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의료 보험금 청구에 어려움을 느낀 소비자들을 겨냥한 핀테크 업체들의 서비스가 늘면서 기존 보험사들도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의료 정보 전송 플랫폼 기업과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 올해 또한 보험금 청구 절차 간소화 관련 상품이 늘어날 전망이다.

핀테크사들이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는 이유로는 기존 보험금 청구 방식에 불편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실손보험금 청구는 진료받은 병원에서 서류를 발급받는 절차 외에도 이메일, 팩스, 방문 등을 통해 보험사에 제출해야 한다. 또한 서류 발급을 까먹은 경우, 다시 병원에 들려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지난해 소비자 단체 녹색소비자연대 등이 실손보험 가입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7.2%가 보험금 청구를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스는 지난 2019년 '병원비 돌려받기'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용자는 실손의료보험 및 기타 보장성 보험 가입자들이 토스를 통해 청구서 작성과 접수뿐만 아니라 팩스 전송까지 진행할 수 있다. 현재까지 약 80만건 정도를 처리했으며, 청구 가능한 보험사는 20곳 이상이다. 토스 관계자는 "청구 가능한 보험사 수를 늘리는 등,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핀크의 경우 올해 안에 본인신용관리업(마이데이터) 서비스와 연동해 서류 발급 없이 앱으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권영탁 핀크 대표는 "올해 상반기 내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며 "여러 보험사와 협의는 마쳤고 이후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슈어테크 기업 해빗팩토리 역시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빗팩토리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위해 크게 2가지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먼저 '의료비 가계부'를 통해 고객은 보험금 청구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만일 가능하다고 판단될 시, 필요한 서류, 청구 가능한 보험사에 대해 안내한다. 이후 고객을 대신해 보험사에 메일, 팩스 등을 전송하는 식이다. 정윤호 대표는 "서류 발급 없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래픽=손민균

올해 들어 보험금 청구를 간소화를 위해 서비스 확대에 나서는 보험사들도 늘고 있다. 핀테크 업체와 MOU를 맺거나 모바일 청구 시스템 적용 범위를 넓히는 식이다.

삼성화재(000810), DB손해보험(005830), KB손해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사의 경우 대형병원 및 핀테크 업체 등과 손을 맺는 방식을 통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KB손해보험에 따르면 현재 연계된 병원은 62곳이며 앞으로도 이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또한 이와 비슷한 계획이다.

지난달 DGB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은 의료정보 전송 플랫폼 전문기업 지앤넷과 MOU를 맺고 간편 청구 서비스를 개시했다. 지앤넷과 연동된 병원을 이용하는 경우 별도 서류 발급 및 제출이 없어도 보험금 수령이 가능하다. 병원 내에 있는 무인 단말기(키오스크)나 앱을 통해 청구하면 된다. 현재 약 120개 병원에서 이용 가능하나, 앞으로 그 수는 늘어날 전망이다. 지앤넷 관계자는 "3월 말까지 최대 600곳까지 병원 수를 늘릴 계획"이라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는 모바일 보험금 청구 시스템을 일반 보험서비스(상품)를 포함 법인고객 등 전 영역으로 확대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에는 질병·여행자보험 등 주요 상품을 대상으로 시스템을 운영해왔지만,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적용 범위 또한 넓히기로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보험사가 핀테크 업체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보험사 자체로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나서지 못하는 만큼, 핀테크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핀테크와의 협업은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청구 간소화를 못하는 이유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청구 간소화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