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온투업·옛P2P) 업체들이 금융권 출신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온투업이 금융권 안에 포함되며 새로운 금융 상품 개발과 서비스 제공 확대 필요성이 대두하면서 관련 인재를 영입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손민균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온투업체들은 상품 개발, 영업, 마케팅 등 여러 분야에 걸쳐 기존 금융회사 인력들을 영입하고 있다. 온투업 특성상 다양한 고객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고, 어떤 사람에게 돈을 빌려줘야 할지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필수기 때문이다.

소상공인 대출 전문 업체 펀다 전체 직원 중 20% 정도는 금융회사 출신이다. 온투업체의 경우 혁신 금융을 실행하는 데 있어 기존 금융권과의 협업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 따라서 해당 사업 모델 구축을 위해선 금융시스템을 이해하고 있는 인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펀다 관계자는 “시장을 잘 이해하면서 혁신 금융에 과감히 뛰어들 수 있는 분들 위주로 영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펀딩의 경우 전체 직원 중 25% 정도가 금융회사 출신이다. 이외에도 회계사 출신 인재를 영입해 재무건전성 강화, 준법 감시,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등을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펀딩 관계자는 “분석 데이터에서 정보를 찾아내고 정보에 의미를 부여해서 사업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며 “데이터를 분석·수집·가공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데일리펀딩은 올해도 금융회사 출신 임원 영입을 확대하고 있다. 데일리펀딩은 지난 22일 토스뱅크 출신 이준영 센터장을 영입했다. 이 센터장은 롯데카드, 현대카드, 토스뱅크, 메리츠캐피탈 등을 역임했다. 이 센터장은 “제1금융권 대출 혜택을 못 받고 있는 이들을 위한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구축하고 싶다”고 했다.

어니스트펀드 역시 최근 금융권 인사들을 영입했다. 서상훈 어니스트펀드 대표는 “전문 금융기관에서 인정받은 헤드급 전문가들이 합류하면서 건강한 성장 동력을 키워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올해부터 본격화하는 온투업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다른 온투업체의 상황도 비슷하다. 8퍼센트의 금융회사 출신 인력 비중은 전체 30% 정도다. 임원급의 경우는 40%에 달한다. 8퍼센트는 스톡옵션 지급 등 여러 혜택을 통해 금융권 인재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피플펀드는 임직원 172명 중 금융기관 출신은 35명이다. 파트장급 이상에서는 3명 중 1명 정도가 금융권 출신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에도 온투업체들이 금융권 인재 영입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온투법(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며 사업 확장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피플펀드 관계자는 “금융권 인재들의 업무 경험과 네트워크는 제도권 금융을 준비하는 온투업계엔 시너지 요인”이라며 “온투업이 대안 금융으로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다양한 금융제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금융 혁신은 기존 금융 제도를 충분히 이해하는 것에서 나온다”며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업계는 관련 인재 채용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주장했다.

금융업 인재를 영입하는 이유로는 기관 투자 활성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올해 기관 투자 활성화를 기대하는 만큼, 해당 분야에 인적 네트워크를 지닌 인재를 영입한다면 투자 역시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투자자가 믿고 맡길 수 있는 정교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필수다”며 “그러나 그 외에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