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 유영·김예림(이상 수리고)·차준환(고려대) 선수는 최근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마무리하고 오른 귀국길에서 꽃다발을 든 사진을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스타그램에 연이어 게시했다. 꽃다발엔 'KB금융그룹 회장 윤종규. 고생하셨습니다'란 문구가 쓰였고, 이들은 "소중한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언급했다.
쇼트트랙 최민정(성남시청) 선수도 비슷한 때 KB금융그룹 마크를 달고 찍은 사진을 올리며 "베이징에서 정말 최선을 다해 달렸던 것 같다"며 "항상 아낌없이 응원 보내주시고 격려해주신 KB금융 감사드립니다"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22일 KB금융에 따르면 이들에게 배달된 꽃다발은 윤종규 회장의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직원들이 공항에 급파돼 귀국하는 선수들에게 직접 꽃을 전달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선전한 선수들의 인스타그램에 갑자기 '감사 인증샷'이 잇따른 이유다.
KB금융은 상대적으로 비인기 종목으로 꼽히는 동계 스포츠 등에 십수 년째 후원을 해오고 있다. 이번 동계 올림픽 종목 중에선 쇼트트랙(최민정·국가대표팀), 피겨(차준환·유영·김예림·이해인·임은수·국가대표팀)뿐만 아니라 봅슬레이(원윤종·서영우·국가대표팀), 스켈레톤(윤성빈·국가대표팀), 컬링(국가대표팀) 등 5개 종목을 후원했다. 비록 이번 올림픽 출전은 불발됐지만 국가대표 아이스하키팀의 공식 후원도 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베이징 올림픽 기업 후원 동향' 등을 참고하면, KB금융은 2018~2021년 ▲대한아이스하키연맹 9억5275만원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10억원 ▲대한컬링연맹 8억2500만원 등을 후원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에 후원한 금액은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피겨 같은 경우는 '돈을 버는 종목이 아니라, 오히려 돈을 쓰며 하는 종목'이라고 불릴 만큼 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KB금융은 스폰서 역할을 하며 유망주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후원 사업은 2006년 당시 고등학교 1학년으로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김연아 선수를 발굴해 후원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김연아 선수는 KB금융 광고 모델로 활동하는 등 지금까지도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KB금융이 지원한 선수들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최민정 선수는 여자 쇼트트랙 1500m에서 금메달, 1000m와 3000m 여자 계주에서 각각 은메달을 획득했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 이어 2관왕이다.
차준환 선수는 한국 남자 피겨 최초로 올림픽 '톱(TOP) 5′에 들었고, 유영과 김예림 선수는 첫 올림픽에서 각각 6위, 9위에 오르며 동반 '톱 10′에 올랐다.
선수들의 활약은 장기적으로 금융사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에 도움이 돼 마케팅 효과로도 이어진다. 특히나 KB금융의 행보처럼 비인기 종목 후원은 최근 금융사들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에도 부합하는 면이 있어, 많은 기업이 관심을 보이는 추세이기도 하다.
한편 KB금융은 이 밖에도 수영 황선우, 기계체조 여서정, 사격 김민정,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골프 박인비·전인지·안송이·전지원·이예원 선수 등도 후원 중이다. 윤 회장은 앞으로도 성장성 있는 비인기 종목 선수들을 발굴해 후원을 이어갈 전망이다.